순창옥천골미술관 초대 김병철 개인전 ‘dessert’
순창옥천골미술관 초대 김병철 개인전 ‘dessert’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3.05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주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값진 일

 김병철 작가가 순창옥천골미술관 초대로 개인전 ‘dessert’를 선보인다.

 5일 문을 연 전시는 31일까지 이어지며 설치작업과 평면회화, 영상, 드로잉 등 다채롭게 구성돼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전시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보여주기 시작했던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인 테이블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일말의 관심’ 시리즈와 ‘dessert’ 연작이다.

 ‘dessert’는 현대인의 삶과 욕망을 표현한 작업이다. 김 작가는 인공적 나무 기르기인 분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분재는 거목의 정취를 담아 정해진 에너지를 원하는 방향이나 모양으로 나무를 철사나 끈 등으로 강제로 휘어가며 만든 나무를 말한다. 이에 그는 테이블을 어느 방향성이나 일정 공간에 펼쳐놓고, 그 위에 현대 문명 안에서 누리는 인간의 풍요로움을 조각상으로 만들어 올려놓은 작업을 보여주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

 김 작가는 “생명체일 수밖에 없는 인간을 어떤 형식 안에서 시각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고민했고, 기계화된 물질문명 세계 속 인간의 욕망을 설치라는 작업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런 나의 고민은 인간의 풍요로움 이면에 숨어있는 끝없는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날개라는 이미지를 조각해 공간에 설치된 엷고 기다란 막대 위에 올려놓아 불완전하며 욕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의미 내지는 인간의 현재의 모습은 우리가 항상 관심 가져야 할 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문제를 직시하는 것과 포스트 휴먼 시대에 인간이라는 의미를 어떻게 규정지어지면서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이 이번 작업에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는 최대한 단순한 형태의 작품이 완성되길 원했다. 그리고 작품 안에서 인간과 자연이 대비되는 상황들과 그 상황들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 그리고 인간과 자연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는 관계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두 개의 설치물이 대비되는 것은 마치 탄생과 소멸이나 빛과 어둠처럼 인식할 수 있는 거리나 관계를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그러가하면 ‘일말의 관심’ 시리즈는 작가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그는 시각적으로 어떤 형태가 자신의 생각이나 상태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나온 것은 테이블 다리가 조금 보이는 사각형이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조금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 대한 의미다”면서 “나는 이 모양에 일말의 관심이라는 나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고 이 형태 안에서 삶과 예술을 이해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작은 것의 가치와 에너지에 대해 지금 당신은 어떻게 느끼는가를 작가는 궁금해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