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극복의 실마리 용담댐 수변마을
지방소멸 극복의 실마리 용담댐 수변마을
  • 김수근 K-water 용담댐지사장
  • 승인 2024.02.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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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K-water 용담댐지사장

 우리 사회는 두 가지 위기를 겪고 있다. 첫째는 저출산 고령화다. 대부분의 농촌 마을은 생산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둘째는 지구온난화다. 극심한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제로 수준으로 줄이는 탄소중립 실현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K-water는 댐주변지역경제 활성화와 탄소저감을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대응하고 있다.

 K-water 금강유역본부에는 용담댐 등 7개의 댐과 보, 10개의 광역상수도, 지방상수도 등이 있다. 이 중 용담댐은 국내 5번째 규모의 다목적댐으로 전북·충청권 8개 지자체에 최고 수질의 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집중호우 시 하류의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물을 저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용담댐은 건설 이후 30년간 경제 성장과 물 재해 예방, 물 복지 향상이라는 과제를 충실히 수행했다. 이제는 기후 위기와 지방시대 활성화라는 역사적 요구에 발맞춰 새로운 역할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집중하고 있는 것은 용담댐 주변지역인 진안군이 용담댐과 함께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델을 만드는 일이다. 기후환경 시대에 깨끗한 물은 가장 귀한 자원이다. K-water는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는 수자원 관리와 더불어 댐 주변지역 성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민 지원방식을 고민해 왔다. 댐 관리 역할에서 더 나아가, 댐 주변지역의 경제·문화적 가치까지도 높이는 ‘지역 상생형 댐’으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그 첫걸음으로 2023년부터 진안군 안천면을 친환경·스마트 수변마을로 바꾸는 ‘녹색희망 리본(Re-born) 사업’을 추진했다. 농촌 인구감소 해결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저탄소 성장에 중점을 둔 마스터 플랜을 만들고 ‘기후변화 대응’, ‘행복한 마을’, ‘풍요로운 마을’의 3개 분야 27개 과제를 수립하고 실행했다.

 구체적 성과도 뒤따르고 있다. 안천면 수변마을에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가정용 태양광’장치와 빗물을 저장해 생활용수로 사용하는‘빗물 저금통’이 집집마다 설치되었다. 골목의 노후화된 가로등도 태양광 가로등으로 교체했다. 탄소저감을 위한 마을 태양광의 보급으로 연간 축구장 3개 면적의 산림 대체효과가 예상되며, 빗물저금통 활용으로 수도요금의 절약 효과 또한 기대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마을 경제를 위해 설치한 스마트팜 온실에서는 올해 1월 첫 딸기를 수확하는 결실을 거뒀다.

 한편으로 진안군 읍내에는 노후화된 건물에 예술 콘텐츠를 입혀보는 ‘지붕 없는 진안 거리 미술관’을 기획해 무채색 거리의 풍경을 변화시켰다. ‘흉물을 예술로’라는 주제의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전국 청년예술인들의 독창적 상상이 거리의 미술품으로 재탄생했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한 모범사례로 일본 도쿠시마현의 가미야마(神山) 마을 사례를 많이 이야기한다. 진안처럼 고원에 위치하며 80%가 산으로 이루어진 인구 약 5천명의 가미야마 마을은 청정한 자연환경과 민-관의 마을재생 프로젝트 공동 개발, 외지인을 환대하는 주민들의 성향이 어우러져‘2030세대의 귀촌 열풍’이라는 멋진 성과를 보여줬다.

 우리나라에서는 댐 주변 마을에서부터 지방소멸 위기의 극복과 변화가 시작되길 희망한다. 용담댐 수변마을 재생사업이 지자체와 주민들의 관심 속에 후속 사업들로 이어지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발전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소외된 농촌마을의 희망을 잇는 K-water의 ‘지역 상생형 댐’전환에 대한 의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주민들의 마음이 서로 호응하는 곳에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실마리가 있다.

 김수근 K-water 용담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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