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수도권 투자 금액, 단위가 달라서야
호남과 수도권 투자 금액, 단위가 달라서야
  • 노상운 前 논설위원
  • 승인 2024.02.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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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운 前 전북도민일보 총무국장<br>
노상운 前 논설위원

지난달 경남은행에서 한 직원이 3,000억 원이 넘는 은행 돈을 횡령해서 다 써버리고 1,000억 원 정도 회수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확하게 3,040억 원 횡령, 그것도 1명의 직원이 그런 거액을 해먹다 걸린 것이다.

3척 억이면 1998년 광주은행이 요절날 때, 당시 국내 4대 그룹의 하나였던 대우가 빌려줬다 탈이 난 금액이다. 26년 전 일이니까 그 때 GDP의 2.5배가 되어 있는 지금이라도 결코 무시할 정도가 아니다.

아니 더 엄청난 금액이다. 2024년도 새만금의 정부부처 요구 예산을 싹둑 잘라 냈다가 도민의 아우성으로 올려준 게 3천억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경남은행 역시 주목할 만한 대상이다. 서울의 유수 대은행도 아니고, 지역이 부산도, 울산도, 인천도, 대구도 아닌 ‘도’라는 사실이다. 전북이라면 100억만 횡령사태가 발생했다 해도 한두 달은 완전히 북새통을 이루었을 테고 중앙 매스컴도 지방은행 쥐잡기 놀음에 나섰을 법 하다.

2022년과 2023년 이차전지와 반도체가 세계의 미래산업 IT, AI 기술구도에 대변혁을 일으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때, 삼성과 SK는 경쟁심에서인지 1,000억 원을 살짝 얹어 2조 1천억 원을 같은 부문에 넣겠다는 뉴스가 나오자 전북 정치권은 난리가 났다는 듯이 새만금 이차전지 국가산단 만들라고 전 국회의원들이 대대적 시위를 했다. 낚싯밥을 던지면 우르르 몰려드는 고기떼처럼 서로 자기 공로라고 우기고 뻔한 시위를 한다. 이때 정부가 그렇게 해주겠다면 의기양양해서 다음엔 어떻게 되는지 생각도 않는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 스카우트 대회에 국가예산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제대로 살펴지지 않았다. 막바지에 위생 미흡과 장마 예고로 파탄나자 그때에서야 800억 원이 어떻다 하다가 1,200억 원이 중앙에 남아 서울로 어디로 인원 재배치하고 얼렁뚱땅 마무리에 쓰였다는데 그 이후 정확한 검증이 없다. 전북도와 전북도 국회의원들의 피곤한 뒤처리가 마음에 걸린다.

올해 들어 경기도 남부지역에 622조를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공식 뉴스가 터졌다. 300만 일자리가 만들어진단다. 지금 노령인구로 보나 일할 능력 있는 연령층 비율에 비해서도 300만 고용수는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전북의 인구 감소 예측으로는 그 쪽으로 먹거리를 찾아 떠날 청장년들이 더 불어날 것 또한 자명하다. 대책 없는 일이다.

622조! 와! 전북과 호남에는 가상현실이고(VR), 혼합현실(XR)이고 디지털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DX) 꿈속의 존재다. 그렇다고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먹거리사업 투자 622조에 추호도 방해한다거나 이를 비판하거나 하는 게 아니다.

그저 놀라운 헉! 소리 나올 일들이 왜 전북과 호남에는 오지 않느냐 하는 의문이다. 덴마크 ‘달가스’ 이야기가 있다.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도로 찾자”이다. 전북의, 호남의 땅과 바다는 기름지고 풍요한 해산물의 공급처다. 그 자연에 기반하여 건강하고 똑똑하게 태어난 인적 자원 역시 뛰어나다.

622조에 ‘새만금 1,000조’의 기세로 정치권부터 이를 악물고 앞장서야 한다.

 

노상운 <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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