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2개라도 부족해요”…전공의 이탈에 의사 업무 떠안은 간호사 ‘죽을 맛’
“몸이 2개라도 부족해요”…전공의 이탈에 의사 업무 떠안은 간호사 ‘죽을 맛’
  • 김슬기 기자
  • 승인 2024.02.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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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진료현장을 떠나면서 의사가 부족해 의사 업무의 일부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진료현장을 떠나면서 후폭풍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부족해 의사 업무의 일부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공의 업무 1차 진료는 임시방편으로 전임의와 교수들이 맡고 있지만, 의료 공백이 이어지면서 간호사에게 까지 의사 업무 가운데 일부가 전가되고 있다. 이럴 경우 대리처방과 대리기록, 치료처치 등 불법진료에 따른 환자의 안전도 위협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의료진 공백이 현실화 됨과 동시에 병원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의 업무가 과중되고 있는 만큼,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규정 개정이 다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전북특별자치도내 상급종합병원 등에 따르면 전공의 의료 현장 이탈이 시작되면서 각 병원들은 수술실을 축소하는 등 비상시스템을 가동하며 공백을 간신히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과 예약률 역시 평소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지역 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이동이 진행되는 등 의료대란이 현실화 됐다.

이에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 등 각 광역단체들은 현 상황을 심각단계로 격상 시킨뒤 사태 해결을 위해 현재 의사협회 등과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각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병원들이 비상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의료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의료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시방편으로 간호사들을 의사 업무 가운데 일부를 맡도록 투입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조만간 한계에 부딛칠 수 밖에 없다. 간호사들의 업무가 너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내 한 간호사 김 모씨(33)씨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간호사들에게도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평소 환자 및 보호자들의 민원을 해결하기도 벅찬데 업무가 가중되면서 몸이 2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업무가 얼마나 늘어날지 걱정이 앞서고 있다. 하루 빨리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나 법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힘듦과 걱정을 동시에 내비쳤다.

또 다른 간호사 이 모씨(39)는 “의료법상 수술 동의서를 작성하는 업무는 인턴들이 해야 하는데, 인턴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간호사들이 작성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나중에 법적으로 간호사들이 고스란히 처벌 받는 거 아니냐고 토로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간호사들의 업무 과중과 함께 불법진료로 까지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 간호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간호사협회 한 관계자는 “간호사들은 전공의가 떠난 빈자리에 법적 보호 장치 없이 불법진료에 내몰리면서 하루하루 불안 속에서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 내는 등 간호사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며 “간호사들이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불법진료행위로부터 간호사를 보호할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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