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14> 새만금의 미래(9)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14> 새만금의 미래(9)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승인 2024.02.22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사람은 땅으로 일어서고, 땅은 사람 덕으로 존재의미를 갖는다(人因地而立, 地因人得存).” 풍수 기본 명제이다. 인간과 땅은 상호의존적 관계이다. 새만금을 바라보는 전북의 이해관계자(정치인·공무원·토건업자)의 시선은 무엇일까? 각자의 관점에서 최소비용으로 최대이익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기실, 필자의 순창 마을 사람들에게 새만금은 관심이 ‘일(1)도 없다’. 새만금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른다. 특정한 이들만의 ‘판’이다. 판도 ‘살 판’이 있고, ‘죽을 판’이 있다. ‘놀 판’이 있고 ‘뛸 판’이 있다. 굿판도 ‘뛸 판’과 ‘놀 판’에서 벌어야 신명난다. 시인 김지하 선생이 생전에 가끔 하시던 말씀이다. 새만금이 ‘놀 판’과 ‘뛸 판’이었더라면 작년 ‘세계잼버리대회’는 성공했다.

새만금은 전능한 땅이 아니다. 그 위에 수변도시를 짓고, 산업단지를 만들어 2차전지를 생산하고, 관광지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가당키나 할까? 사람의 재능도 한계가 있듯, 새만금도 그 능력에 한계가 있다. 새만금은 단순한 땅이다. 산도 없고, 경관도 없고(고군산도 제외), 그 사이를 흐르는 물의 질은 좋지 않다. 기껏해야 농업용수나 가능하다.

새만금사업의 본래 목적이 무엇이었는가? 농지 조성이었다. 1991년 새만금사업이 시작한 이후 2007년까지 그 목적에 변함이 없었다. 2007년 노무현 정부는 땅의 용도를 농업용지 70%, 산업용지 30%로 바꾸었다. 그 이후의 용도 전환들에 대해서는 너무 어지러워 정리하기가 어렵다.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데는 2가지 큰 이유가 있다. 2가지란 사람과 땅이다. 땅에 문제가 있어서 일 수 있고, 사람이 문제일 수 있다. 풍수가로서 가끔 ‘땅’에 대해 의견을 낼 일이 있다. 가장 먼저 “무슨 용도로 이 땅을 쓰려 하는가?”를 묻는다. “사업용”이라 할지라도 “본사 사옥이냐, 공장이냐, 물류창고인가?” 등 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땅에 이 모든 것을 세울 수 없다.

새만금 역시 그와 같다. 새만금의 성공 비결에 3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상책과 하책은 앞의 글에서 소개하였다. 중책(中策)은 무엇인가? 새만금사업의 최초 목적은 농업용지였다. 특히 쌀 생산지로 새만금 땅 전체를 쓰는 것이다. ‘쌀소비가 현격히 줄어드는 데다가 쌀도 지금 남아도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발언인가?’라고 반론할 것이다. 조만간 전 세계적 식량부족은 필연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이다. 기후변화의 큰 특징은 온난화(지구 가열화)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좋은 것이 하나라면 나쁜 것은 아홉이다. 재앙이다. 왜 그러한가? 극지방의 빙하가 급속하게 녹아내리며 해수면을 상승시킨다. 적도 섬나라가 지금 물에 잠겨 지도에서 사라지고 있다. 바닷물이 따듯해지고 염도가 희석되면서 어종 생태계를 교란한다. 온난화로 작년에 발생한 캐나다·하와이·그리스 산불은 한반도보다 넓은 땅을 태웠다. 인명과 재산손실은 헤아릴 수 없다. 쌀 생산도 세계적 문제가 된다. 환경공학자 곽재식(숭실사이버대) 교수 의견이다.

“기후변화는 폭염·폭우·가뭄의 불규칙적 빈발을 가져온다. 관개·파종·추수 시기를 맞추기 어려워 쌀 생산에 차질이 온다. 쌀생산이 많은 동남아시아가 그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반면, 한국·중국 등 북반구 중위도에서 기후변화가 쌀농사에 끼칠 위기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다.”

현재진행형인 기후변화 앞에서 대규모 쌀 생산지 확보는 절실한 문제이다. 원래 새만금사업의 본래 목적이 그것이었다. 군사안보 못지않게 식량안보는 국가 존립의 문제이다. 새만금을 대한민국의 ‘곳간’으로 만든다. ‘을’의 전북이 ‘갑’이 된다.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