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에서 피가 나와요!
유두에서 피가 나와요!
  • 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 승인 2024.02.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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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40대 후반의 여성이 좌측 유두에서 피가 나온다며 암이 아닌지 걱정하며 외래를 방문하였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좌측 브래지어에 피가 묻어 있고, 좌측 유두를 짜면 유두에서 피가 나온다고 하였다. 그래서 유방촬영과 유방 초음파를 진행하였다. 유방을 촬영하기 위해 유방을 압박을 했는데 좌측 유방의 유두에서 갈색 분비물이 나왔다. 또한 초음파로 좌측 유방을 확인하였는데 유두 밑에 유관이 확장되어 있으며, 그 유관 안에 부유물이 떠다니며, 유관 안에 조그마한 혹도 관찰되었다. 초음파로 압력을 넣어보니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왔는데 피보다는 좀 연한 갈색의 분비물이 나왔다. 조심스럽게 초음파 유도 하에 총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그러면서 환자에게 “암보다는 양성 관내 유두종일 확률이 높을 것 같으니, 너무 암에 대해 걱정을 하지 말고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최종 결과가 역시 암이 아닌 유관 확장 및 관내 유두종으로 나와 환자와 상의하여 국소 마취 하에 그 종물을 제거하였다.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다 보면 은근히 유두 아래에 유관이 확장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이나 분만 과거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단순한 유관 확장을 많이 보게 된다. 유관 확장은 유관벽내 탄력소의 소실과 만성 염증으로 나타난다.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유관이 좀 넓어져 있네요”라고 하면 환자들은 놀라며 “그러면 암으로 가는 건가요?” 하고 묻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유관 확장은 예상보다 많구요. 특히 환자분처럼 단순히 유관만 확장되어있으면 더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라고 설명한다. 또한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올 때 양쪽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던지, 아니면 한쪽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더라도 여러 유관에서 나오며, 물이나 우유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 그래도 괜찮다. 하지만 한 개의 유관에서 자발적으로 흐르는 혈성 유두 분비이며, 종물과 같이 발견되면 유방암의 가능성이 있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검사해야 한다.

 한국 유방암학회에서 발간한 유방학 책에서는 유두 분비는 종물이나 동통과 함께 3대 흔한 유방 증상으로, 대부분 양성 질환이 원인이지만 유방암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심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 유방암 환자의 5~21%, 남성 유방암 환자의 20%에서 유두 분비 증상을 동반한다고 하며, 유두 분비 증상만을 호소하는 유방암 환자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로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유두 분비의 원인은 빈도별로 정리하면 단일 유두종(35~48%), 유관 확장증(17~36%), 낭종성 질환, 유방암(5~21%)의 순으로 되어있다. 진단 검사로는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 그리고 필요시에 유관조영촬영술을 시행할 수 있다.

 유두 분비이 있을 때, 특히 피와 같은 혈성 유두 분비가 있다 할지라도 그 원인은 유방암보다는 관내 유두종이나 유관 확장증과 같이 양성 질환이 우선 순위이기에 유두 분비가 있다 하더라도 너무 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유방 전문의와 상의하고 진단받고 잘 치료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현재 여성암 1위가 유방암이기에 정기적인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 검진으로 여성의 자존심인 유방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유지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박영삼<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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