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교향악단, 226회 정기연주회 ‘환경음악회’
전주시립교향악단, 226회 정기연주회 ‘환경음악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2.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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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통해 함께 생각하는 자연의 소중함

 인류에게 자연은 삶과 문화, 그리고 정신적 풍요를 형성하는 중요한 존재다. 그렇기에 기후위기와 환경에 대한 문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예술을 통해 범인류적인 문제에 함께 고민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전주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성기선)이 23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226회 정기연주회 ‘환경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는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2번 ‘몰다우’는 자연의 의미를 넘어서 국민의 정신을 깊이 품고 있는 존재인 ‘몰다우 강’을 소재로 한 곡이다. ‘나의 조국’은 스메타나가 19세기 말 유행했던 민족악파 음악의 관념을 프란츠 리스트가 선도한 교향시 형식과 결합한 것이다. 각 시는 보헤미아의 국토와 역사, 전설을 담고 있다. 스메타나는 천 년의 역사를 지닌 몰다우 강의 묘사를 통해 봄을 향한 생명력과 미미한 물줄기가 거대한 흐름으로 전개되는 음악적인 서사를 표현한다.

 바리톤 우주호(한양대 겸임교수, 서울문화재단 시민합창제 예술감독 및 예술위원)의 협연으로 연주되는 ‘산촌’, ‘명태’, ‘산타루치아’ 역시 자연을 소재로 관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곡이다.

 조두남의 곡 ‘산촌’은 그가 경남 창원에서 요양을 하고 있던 때 투숙한 방 앞으로 펼쳐진 평화로운 전원 풍경에 깊이 감동해 작곡한 것이다.

 변훈의 ‘명태’는 양문명의 시의 내용을 해학적으로 처리한 한국 리얼리즘 가곡의 대표하는 곡이다. 우리가 잘 아는 물고기인 명태를 모티브로 하여 만든 곡으로 선율이 대범하고 스케일이 클 뿐 아니라 리듬의 변화와 속도의 변화가 특징이다.

 ‘산타 루치아’는 나폴리 해안에서 황혼의 바다로 배를 저어 떠나는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한 곡이다. 이탈리아의 음악가이자 언론 출판인인 테오도로 코트라우가 전해 내려오던 민요를 채보하고, 거친 나폴리어 가사를 부드러운 이탈리아어 가사로 번역해 1850년에 악보를 출간했다.

 후반부에 연주되는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은 ‘운명교향곡’과 같은 시기에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갖게 만드는 곡이다. 절망에 빠져 있던 베토벤은 인간과의 대화가 불가능했던 가혹한 시련을 자연의 품 안에서만 위로받을 수 있었다. 하루의 일과 중에서도 전원을 산책하는 시간을 가장 즐겼으며 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이 같은 작품을 만든 동기가 된 것이다. ‘전원’이라는 표제를 붙이고 각 악장마다 묘사적인 부제를 달았지만, 단순한 풍경묘사를 넘어서 대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감정이나 느낌을 나타내 가식없는 공감을 전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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