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113> 새만금의 미래(8)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113> 새만금의 미래(8)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승인 2024.02.15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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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구약성서’ 전체를 관통하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어휘가 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land flowing with milk and honey)”이다. 하느님은 끊임없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한다. 흥미로운 것은 백성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선지자(prophet)를 통해서 전한다는 점이다. 선지자들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 나중에야 누가 참이고 누가 가짜였는지가 밝혀지겠으나 동시대를 살아가는 백성과 왕들은 어찌 구별할 수 있겠는가? 거짓 선지자의 말을 듣고 우상을 숭배하면 하느님은 불같이 화를 낸다. 남편(하느님)을 배신하는 창녀라고 백성에게 악담한다. 대가는 잔혹하다. 칼·기근·전염병 3가지로 백성들을 협박하고 괴롭힌다.

새만금을 답사할 때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란 말이 떠오른다. 이곳이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될 수 있을까? 필자가 새만금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30년 동안 역대 대통령들과 전북 정치인(도지사·국회의원)들은 그러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될 것이라고 그들은 말하였다. 또 많은 전문가·용역업체들도 ‘젖과 꿀이 흐르는 새만금’ 개발안을 내놓았다. 누가 참된 선지자이고, 누가 가짜일까?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30년이 지났다.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지난 1월 하순 강원도에서 ‘동계청소년올림픽’이 개최되었다. 대회는 성공적이었다. 여기에 ‘K-푸드 전도사’를 자처하는 비비큐가 ‘BBQ관’을 개설하였다. 대회 내내 BBQ 윤홍근 회장(빙상연맹회장)이 상주하면서 K-푸드를 소개하였다.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푸드존’이 되었다.

대회가 끝난 뒤 대회를 총괄한 최종구(전, 금융위원장) 위원장님과 서울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는 덕담을 건넸다. 위원장이 답하기를 “문화올림픽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사건이었다”고 총평한다. 폭설과 산간지역의 빙판길이 두려웠다고 한다. 강릉·평창·정선 등 분산 개최였기 때문이다. 철저한 준비로 작은 실수 하나 없이 마무리하였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는 도지사·장관 등의 조화로운 협조를 꼽았다. 심지어 민간기업인 BBQ 윤 회장까지 후원자로 적극 협조를 하여, “대회 기간 내내 즐거웠다”고 하였다. “작년 새만금의 잼버리대회 악몽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말을 덧붙인다. 전북인으로서 부끄러웠다. ‘새만금이 문제다!’

국역 차원에서 땅을 이야기하는 풍수학인 입장에서 새만금의 성공에는 3책이 있다고 하였다. 새만금에 축사·사료·퇴비 생산 단지를 세계적 규모로 만드는 것이 하책(下策)이라며 지난번 글을 마무리하였다. 왜 이 하책이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산 소고기가 왜 외국산보다 비쌀까? 국내산 소고기와 외국산 소고기는 맛에 차이가 있을까? 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고기 맛은 달라진다. 목초지에 방목하는 소고기와 사료만 먹이는 소고기는 맛에 차이가 있다. 현재 한국 소는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 늦가을 농촌 들판의 대표적인 풍경이 흰색비닐로 둥글게 묶인 볏짚단(곤포 사일리지)들이다. 소 사료 일부로 쓰인다. 이것으로 부족하다. 외국에서 수입된 옥수수가 주 사료 가운데 하나이다. 옥수수값도 만만치 않다. 소고기가 비싼 이유이다. 새만금에 사료공장을 지어 곡물을 수입하여 가공·수출하고 내수용으로도 쓴다. 또 새만금 한가운데 대규모 축사를 짓는다. 분뇨는 발효시켜 퇴비로 판매한다. 사료공장·축사·퇴비공장 외곽을 빙 둘러 1km 넓이의 초지를 조성한다. 가을에는 보리·밀·유채·갓·귀리, 봄에는 옥수수·수수 등을 파종한다. 4계절 내내 사료 일부로 충당한다. 중책은 무엇인가?(계속).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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