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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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 승인 2024.02.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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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한바탕 태풍이 지나가듯 설 명절을 보내고 고요한 일상으로 돌아오니 봄소식이 문 앞까지 찾아와 있다. 입춘이 훌쩍 지나고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를 앞두고 있음을 안다는 듯 날씨가 많이 풀려 봄기운이 완연하다. 한두 번의 꽃샘추위를 지나다 보면 얼었던 대지도 깨어나고 초목에 새싹이 트고 자라나 꽃으로 우리를 반겨줄 날도 멀지 않은 것이다.

 명절이라고 찾아온 아이들을 보내고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보릿고개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시린 듯 아려오는 것은 왜일까?

  바쁜 걸음으로 산소에 찾아가 보니 고향에 온 듯 조금은 안정이 된 듯하다. ‘어버이 살아계실 때 섬길 일을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닮다 어찌하리. 평생에 고쳐 못 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조선 시대 정철의 연시조 일부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나고 보면 실천하지 못함이 후회막심이다. 사람이 후회하는 것을 정리해 놓은 글이 있어 공감되는 것을 몇 가지 보면 ‘더 많이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가족을 우선으로 하지 않았던 것, 너무 열심히 일했던 것, 위험을 무릅쓰지 않았던 것, 행복을 우선으로 하지 않았던 것, 꿈을 좇지 않았던 것, 우정을 소홀히 했던 것, 건강을 챙기지 않았던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주자 10회 훈의 내용에도 제일 먼저 나오는 내용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후회한다’가 있고 두 번째가 가족에게 자상하지 않으면 헤어진 뒤에 후회한다는 내용, 젊을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늙은 뒤에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성경에서도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는 구절이 오는데 몇 가지만 적어보면, 태어날 때와 죽을 때, 심을 때와 뽑을 때, 죽일 때와 살릴 때, 허물 때와 세울 때, 울 때와 웃을 때, 사랑할 때와 미워할 때, 전쟁을 치를 때와 평화를 누릴 때가 있는 등 모든 것에 다 때가 있다.

 지나온 날을 생각하면 후회되는 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설을 쇠고 나서 출발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새로운 각오로 다짐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싶다.

 새해에 가장 많이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말은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이다. 부모들은 그저 자식들이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지내기만을 바란다. 제일 많이 하는 말도 건강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장수한 사람으로 기네스북에서는 1875년 2월에 태어나 122세로 생을 마감한 프랑스인 잔 루이즈 칼망으로 기록하고 있다.

 잔 칼망의 건강 비결은 꾸준한 운동을 첫째로 꼽고 있다. 그녀는 평생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걷기와 자전거 타기 수영을 즐겼다고 한다. 그다음 건강한 식습관을 꼽고 있는데 과일과 채소 양고기 등 신선한 식품을 섭취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스트레스는 피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주저하지 않고 삶을 즐기기를 말하고 있는데 많은 취미를 가지고 삶을 즐기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오래 사는 것은 유전적인 영향도 있고 생활환경과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지만 이 모든 것의 복합된 결과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최근 통계 기준, 남자 80.5세 여자 86.5세이다. 이는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 수명이 남자는 2.6년, 여자는 3.3년 더 길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평균 수명 증가는 의료보험의 혜택과 의료 기술의 발전, 건강한 생활 습관의 증가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랄 것이다. 역대 최고의 부자였던 록펠러 이야기를 잠깐 생각해보려 한다. 미국 전체 부의 1.53%의 독점 자본가라는 말도 있지만, 그가 50세의 나이에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병원에서 입원비가 없어서 병원 측과 다투는 모습을 보고 그 환자를 은밀하게 도와주게 되었고 그는 이런 고백을 하고 있다.

  “나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다.”라고 말이다. 그 후 건강이 회복되어 97세까지 장수하면서 2천800개의 도서관과 4천900여 개의 교회를 건립하였으며 총 145조 원을 기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어머니 가르침을 볼 때 믿음으로 살라는 여러 가지 교훈도 있지만, 누구와도 원수를 만들지 말라는 가르침의 말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새겨듣고 실천해야 할 덕목 중 하나이다. 이래저래 어머니가 생각나는 시간이다.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군산대 산학협력단 자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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