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여국현 시인의 ‘풍경과 범종’
[초대시] 여국현 시인의 ‘풍경과 범종’
  • 여국현 시인
  • 승인 2024.02.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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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범종’

 

 가슴속

 빈 공간이

 크고 깊을수록

 바람 따라 울리는

 메아리 요란하고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넓고 깊은 만큼

 보여주고 드러내는

 허상만 늘어나는 걸까

 

 풍경은

 처마 끝에서 요란하지만

 한 걸음을 넘기 어렵고

 범종은

 침묵 속에도

 세상 끝 닿을 울림을 품고 있구나

 

여국현 시인

여국현 <시인>  

*중앙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2018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 『크리스마스 캐럴』 등의 소설을 번역했고, 『하이퍼텍스트 2.0』 외 다수의 이론서를 공역했다. 시집 『새벽에 깨어』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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