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만경강과 동진강 흐름이 바뀌겠는가?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만경강과 동진강 흐름이 바뀌겠는가?
  • 강병진 새만금 미래김제시민연대 위원장
  • 승인 2024.0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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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진 새만금 미래김제시민연대 위원장

 몹시 어지러운 속세의 정치판을 ‘난장판’이라고 말한다. 개들이 진흙탕에서 물고 뜯으며 싸운다는 뜻의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벌어지는 판이 ‘개판’이다. 그리고 몹시 난잡하고 무질서하게 엉망인 상태를 우리는 ‘아사리판’이라고도 한다.

 작년 동서도로 등 관할권 결정을 놓고 군산시의회 의장이 김제시민에게 막말을 쏟아내는 새만금의 상황을 보면 이와 같은 ‘판’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웃 시민에게 막말을 하는 자체가 문제지만, 이러한 판이 생기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지방자치법에는 매립지 관할결정과 관련하여 자치단체간 분쟁이 있는 경우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작년에만 5번의 심의를 거치고도 아직까지 동서도로 관할을 결정하지 않고 있어 자치단체간 분쟁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과 다가오는 총선을 이유로 관할 결정을 또 다시 미루려 하고 있는데, 이쯤되면 분쟁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대한민국에서 분쟁 해결을 위해 위촉된 최고의 전문가로서 위상을 고려한다면, 법과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매립지 관할결정에 총선과 같은 정치적 변수는 고려하지 않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이 관할권 결정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점을 노파심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새만금 기본계획은 새만금사업 추진을 위한 최상위 법정계획이자 장래의 수요 예측을 토대로 수립하는 장기 종합계획으로, 1989년 11월 종합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30여년 간 7번의 변경이 있었다.

 그런데,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 과정을 보면 분명한 점이 있다. 토지를 어떻게 이용할지, 용지간 비율은 어떻게 나눌지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면서 변해 왔지만, 새만금 전체의 매립 형상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2008년 10월 새만금 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에서 지형 및 주변지역 여건과 특성을 고려하여 산업기능 중심의 새만금 북부지역, 복합개발 중심의 새만금 중앙지역,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연계된 관광 중심의 새만금 남부지역 구분이 구체화되었고, 20여년 가까이 새만금 내부개발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새만금은 누가 봐도 북부지역, 중앙지역, 남부지역 구분이 가장 자연스럽고, 2014년 새만금 기본계획 역시 만경강과 동진강으로 지역을 구분하고 있다. 새만금에는 수 천년간 3개 시군의 자연경계였던 만경강과 동진강이 흐르고 있고, 이러한 하천의 물 줄기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은 새만금 방조제에 신시배수갑문, 가력배수갑문을 만들 때부터 정해진 새만금의 큰 그림이고, 대법원도 두 번씩이나 전체 관할구도로 판결에서 인정하고 있는 기준이다.

 또한, 새만금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방수제,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등 핵심 인프라가 조성되어 이미 매립지의 외곽선이 형성된 이상, 앞으로도 지금과 달리 매립의 큰 틀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기본계획 재수립과 매립지 관할결정 문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새만금개발청도 밝힌 바와 같이 이번 기본계획 재수립의 주요 내용은 산업용지를 대폭 확대하여 기업 친화적인 토지이용계획을 구상하는 것이 핵심이다.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종전 행정안전부와 대법원 판결에서도 고려되지 않은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 과정을 살펴보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간 갈등과 분쟁이 조기에 종식될 수 있도록 매립지 관할을 조속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강병진 <새만금 미래 김제시민연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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