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112> 새만금의 미래(7)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112> 새만금의 미래(7)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승인 2024.02.0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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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작년 4월의 일이다. 행안부 위촉으로 전북 G군을 방문하였다.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서”를 89개 지자체가 작성하는 과정에서 ‘컨설팅’을 해주기 위함이다. 필자와 전북개발원 모 박사님 둘이 G군 담당이었다. 군청에 도착하니 주무관이 “담당 과장에게 인사”를 하고 오란다. 당황했다. 우리 일행은 부하직원도 아니요, ‘을(乙)’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투자계획서 작성에 “과외선생 자격”(행안부 표현)으로 방문하였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것은 과장실에 들렸는데, “방금 과장님이 외출하여 부재중”이란다.

이윽고 “컨설팅”을 시작하였다. 깜짝 놀랐다. 외부 용역업체 전문가(박사) 2명이 와 있었다. 투자계획서 작성을 용역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컨설팅 과정에 용역업체가 참관하는 것은 규정에 없었다. “나가 달라”하고, 군청 주무관들에게 컨설팅하였다. 컨설팅이 끝날 즈음에 필자가 요점 정리 주문을 하였다.

“G군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이곳에서 근무하는 G군 공무원들입니다. 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선출직 시장·군수입니다. 선거 과정에서 고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 표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의 발전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공무원과 시장·군수입니다. 책임자들이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용역업체에 맡기는 것은 유감입니다. 용역업체가 주는 명함을 보니, 전북이 아닌 타도 소재 용역업체이던데 이들이 얼마나 전북을 알겠습니까?”

사업 과정에 공무원들이 외부에 용역을 맡기는 것은 여러 가지로 편하다. 우선 자신들이 해야 할 골치 아픈 것을 외부에 맡기고, 나중에 일이 생기면 자신들이 꾸민 것이 아니라고 발뺌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필자는 5년째 순창군청 건설과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그 내막 일부를 알게 된 것이다(나중에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금년 1월, 새만금개발청이 “새만금기본계획 재수립을 위한 전문용역을 이달 중에 발주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30억 원을 용역비로 책정했다고 한다. 그 돈은 누구 것인가? 국민 세금이다. 새만금을 가장 잘 아는 이들이 누구일까? 그곳을 담당하는 새만금개발청·전북도청 주무관들과 청장·도지사 아닌가? 용역업체를 능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왜 스스로 해야 할 문제를 남에게 풀어 달라고 하는가? 그것이 문제이다. 스스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은 평생 무능 학생으로 전락한다.

새만금개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30년 넘게 진행해온 매립작업이 아직도 미완이라는 점이다. “2030년에 가서야 매립작업 80%에 달할 것”(새만금개발청장)이란다. 매립을 하고 소금기를 빼고 나서야 ‘판’을 한번 크게 벌릴 수 있지 않는가? 매립도 안 된 뻘밭 진흙탕에다 “공장을 짓겠다니, 수변 도시, 국제공항을 만들겠다”니 교언영색이 난무한다. 2030년이면 해당 도지사도 청장도 담당 공무원도 모두 떠나고 난 뒤이다. 풀지 못할 문제를 후손들에게 떠넘기고 떠난 뒤의 일일 것이다.

새만금을 어떻게 할 것인가? 풍수서이자 조선 지관(풍수관리)선발 필수과목인 ‘호순신’은 적고 있다. “산천이 만들어지는 것은 하늘에 있지만, 산천을 마름질하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山川之融結在天而山川之裁成在人).” 새만금 일대는 하늘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이를 마름질하는 것은 사람, 즉 새만금개발청과 전북, 아니 최근 “특별” 감투를 쓴 “전북특별자치도”의 주무관들과 우두머리의 일이다. 새만금개발 “상책(上策)”은 지난주에 소개한 ‘한국의 라스베이거스’를 만드는 것이요, 하책은 새만금 부지 전체에 세계 제1의 축사·사료 및 퇴비생산 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중책은 무엇일까?(계속)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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