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청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표지석 글줄, 바르게 써 주길
전북특별자치도청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표지석 글줄, 바르게 써 주길
  • 김중만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4.02.0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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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만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공공 기관의 표지석이나 현판은 그곳이 어디인가 또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알려주는 목적으로 만드는 표시물이다. 이런 기능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는 한글을 아는 시민이 오독하지 않게 세종대왕께서 발명 해주신 한글 음소로 음절을 만들어 정자로 써 주는 게 상식적 원칙이다.

전북도는 특별자치도 승격 선포(2024년 1월 18일)에 맞춰 도청을 비롯한 도 단위 기관의 입구에 ‘전북특별자치도’ 명칭이 들어간 표지석을 세우고 현판을 붙이는 등 자축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느끼는 가운데서 지난 해 12월 말쯤 효자로를 산책하다가 전북도 청사(컴퓨터 자판에 없는 음소로 입력이 불가, 이후 ‘북;을 ?로 표시) 앞에서 ‘전?특별자치도청’과 ‘전?특별자치도의회‘ 글줄을 담은 표지석을 보게 되었다. 표지석의 글줄을 읽다가 ‘전?특별자치도청’ 글줄 중 ‘전’자와 ‘특’자 사이 있는 음절(북)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

전북특별자치도청
전북특별자치도청

문제는 ‘전북특별자치도청’으로 쓰여 있어야 할 글줄 가운데 두 번째 음절인 ’북‘가 세종대왕께서 반포(1446년) 하신 한글 자모에 들어 있지도 않았고, 휴대폰이나 컴퓨터 자판에도 없는 해괴한 음소가 들어 있는 음절(북)에 어이가 없었다.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한글 자음과 모음 총수는, 자음 14개(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와 모음 10개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ㅡ, l) 도합 24개인데, 이중에 없는 괴이한 음소(북)가 ‘북’자의 초성에 들어 있었다.

전북의 ’북‘자는 초성-중성-종성이 각각 반드시 ’ㅂ, ㅜ, ㄱ‘ 순서로 조립된 음절(북)이어야 했다. 그런데 ’북‘자의 초성 자리에 ’ㅂ‘자 대신 ㄷ자를 반시계 방향으로 90° 돌려놓은 음소가 들어 있어서 한글을 알고 있는 어느 누구도 읽을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컴퓨터나 휴대폰에서 조차 입력이 불가능한 음절(북)로 되어 있었다.

명색이 도청이름을 알리는 표지 석인데, 시민을 문맹자로 만드는 표지석이 도청 입구에 서 있다니..., 하고 불만을 느끼게 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런 불만은 ‘전?특별자치도청 글줄에서 ‘전’와 ‘특별자치도청’를 가리고 나서, 표지석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북’자를 읽어 보라 하면, 바로 공감할 것이다. 도청 이름을 시각적 디자인 형상물인 로고(logo) 기능을 가미한 것은 명백한 실수이다.

결국 관청이름을 알리는 현판이나 표지석는 반드시 한글 알파벳 중에 있는 음소를 조립해서 정자로 음절(’북’)을 만들어 써 주어야 한다는 상식적 원칙을 어긴 것이다. 그래서 이 표지석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다면, 두고두고 시비 꺼리가 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필자의 주장이 틀리다면, 표지석 제작을 담당한 도청의 관계 부서에서 ‘국립국어연구원’에 한글 자모 중에 없는 음소를 새로 만들어 공공성이 있는 표지석에 써도 문제가 없는지를, 필자가 주장한 내용을 보내서 확인해 주길 바란다. 또 한 가지는 도민들에게 ‘수정이 필요한지 불필요한지’를 여론 조사해서 그 결과를 보면, 수정 필요성 여부를 알게 될 것이다.

필자의 주장에 공감한다면, 표지석 글줄의 ‘?’자를 ‘북’자로 수정해서 ‘전북특별자치도청’과 아울러 ‘전북특별자치도의회’로 바꿔 주어야 한다.

도민의 문자 생활에서 만인이 공감하는 불편한 문제는 빨리 해결하는 것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진보적 행정이며, 한글을 발명해 주신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기리고 실행하는 의미가 있다.

김중만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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