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밀을 지킵시다.
우리 밀을 지킵시다.
  • 강석진 전 진봉동협 조합장
  • 승인 2024.01.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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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前 진봉농협 조합장<br>
강석진 前 진봉농협 조합장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철 시인의 시처럼 우리의 농촌에 푸르른 밀, 보리밭이 재생될까요.

30여년 동안 어느 정부나 매년 밀 자급률 계획을 발표하고 계획했으나 우리 밀 살리기 경로가가 1%이다. 전국의 경지면적 152만 8237ha대비 밀 재배면적이 1만1600ha는 0.8%수준이며 주로 전남북과 경남이 주산지다. 식량자급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인 18.5%(2022년 기준)인 나라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국민 1인당 36.0kg을 먹는 제2의 주식인 밀의 자급률이 1%수준이다.

한해 밀 수입량이 257만8646t(식용 기준)으로 40kg마대 6천만 가마니로 한 포대에 4만원씩 계산하면 2조4천억 원이다. 수입 밀을 국산밀로 바뀌면 이 돈이 농민들의 수익으로 돌아가 농촌경제가 살아나고 소비가 살아나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이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농업계나 정부의 공통된 문제 의식아래 2019년 8월 밀 산업 육성법이 제정되어 2020년 2월 시행되었다. 그런데도 우리 밀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량 정책의 적나라(赤裸裸)한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밀 산업 제17조에 농식품부 장관이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급식에 국산밀이나 국산 밀 가공품의 우선 구매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목표를 설정하고 법을 만들었으면 수입 밀을 국산밀로 대체해서 수요를 늘려야 하는데 밀을 수입하는 대기업들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소비 확대를 어떻게 할지 유통 과정이 어떻게 되는 지 구체적인 내용이나 세부 실천 계획이 없이 밀 자급률 2030년까지 10% 생산 수치만 홍보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 밀 17% 자급(自給)에 성공하였다. 일본의 자급률 견인의 핵심은 역시 자국민의 가격 경쟁력이다. 밀 농가 직불금으로 1조4천억은 1ha당 600만 원 이상의 지원의 결과이다. 일본이 이처럼 직접 지불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밀과 보리 수출입을 우리나라처럼 민간 대기업이 수입하는 것이 아니고 국영무역으로 유지했기 때문에 쉽게 밀을 수입한 뒤 마크업을 덧붙여 제분회사에 판매하면서 200%의 관세 부과 효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미국, 캐나다, 호주는 여름에 밀을 경작하기 때문에 각종 농약을 많이 뿌리고 어떤 경로로 몇 년 된 밀이 수입되는지 모르는 수입 밀 대신 우리 밀은 추위에 강하여 병충해 발생이 거의 없어 겨울철에 재배되어 친환경적으로 생산되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이동거리가 국내로 한정되어있어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건강도 챙기는 우리밀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큰 문제는 무제한 수입되는 농축산물로 우리나라가 먹을 것이 풍족하고 특히 국민 주식인 쌀이 100%를 넘어 남아돌아가고 있으므로 모든 국민들이 국민 식량에 문제가 없는 듯한 착시(錯視)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는 밀 산업 육성법이 제대로 뿌리를 내려 밀 산업이 활성화되고 국산 밀을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밀농사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보면서 우리 모든 국민들이 지혜를 짜내어 풍요로운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공감대(共感帶)를 형성해야 한다.

 

강석진 <전 진봉동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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