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산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
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산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
  • 최형열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회 의원
  • 승인 2024.01.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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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열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회 의원

 128년을 이어온 전라북도가 마침표를 찍고 전북특별법 제1조에 명시된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전북특별자치도’ 시대가 열렸다. 이제 우리에게 부여된 특별한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특별한 전북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를 비전으로 총 131개 조문과 333개 특례를 기반으로 농생명산업, 문화관광산업, 고령친화사업, 첨단미래산업, 민생특화산업 등 5개 핵심 산업을 추진한다.

 특별히 주목할 것은 전북특별자치도가 꼽은 최우선 산업이 농생명산업이라는 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총 12개의 농생명산업 관련 특례가 마련되었다.

 첫째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생명산업지구를 지정함으로써 농생명 자원의 생산-가공-유통-연구개발 산업을 집적화하고 전후방 산업과 연계하여 농업의 혁신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거점 지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생명산업지구에 대해서는 농업진흥지역 해제 등 도지사 자율권을 확대해 농생명산업 생태계 조성기간이 대폭 단축된다. 지구 내에서는 전북자치도가 주도적으로 식품과 바이오, 종자, 스마트농업, 약용작물, 반려동물 산업 등 미래 농업에 도전할 특별한 기회도 갖게 된다.

 이밖에도 지구 내 곤충산업 육성, 고능력한우의 육종 연구 및 보호·육성,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진흥을 위한 환경도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새만금 농생명용지 및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특화산업 지구를 지원하고 기타 농생명산업 분야 규제 완화를 위한 조항도 마련됐는데, 귀농어·귀촌 활성화 특례, 가축방역관 및 공수의 임명 특례, 공공형 급식 전북산 농산물의 우선 공급 특례 등이 그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시작과 함께 과거 전통적 농도 전북, 식량 생산 주산지로서의 역할을 벗어나 국가 농생명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대전환의 첫 삽을 떴다는 데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업그레이드된 농도 전북이 과연 현재 농업·농촌이 직면한 수많은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농도 전북이 농업을 도정의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해 왔으나 여전히 농민들의 삶은 팍팍하고 농촌 지역 인구 감소, 초고령화, 지역 소멸이라는 암울한 지표는 농정의 한계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도민이 마찬가지겠지만 특별한 전북에 대해 농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잘 사는 농촌,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산업은 실질적으로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농민 소득과 연결되는 특례를 더 많이 발굴하기 위해 농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이에 걸맞은 재정을 마련하고 아낌없는 과감한 투자를 해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각오가 없이는 ‘전국에서 유일한 전북 만의 특별한 농생명산업지구’가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지금 위기에 직면한 농업·농촌을 살리는 길이 되길, 더 이상 농민들에게 실망감이 아닌 희망을 가득 안겨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최형열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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