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 농협 ‘최저가’ 발주에 지역 건설업체 불만 고조
단위 농협 ‘최저가’ 발주에 지역 건설업체 불만 고조
  • 왕영관 기자
  • 승인 2024.01.21 1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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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건설업계가 불황에 휘청이고 있다
지역 단위농협의 ‘최저가 낙찰제’ 적용에 중소건설사들의 불만이 높다

지역 단위 농협이 시설공사를 발주하면서 입찰 참여업체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해 중소건설사들이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업체 간 과다 경쟁으로 공사 예정가격에 한참 못 미치는 초저가 계약을 체결, 손실을 떠안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단위 농협의 최저가 입찰 폐지와 인식개선을 촉구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단위 농협이 발주한 시설공사 중 최저가로 낙찰자를 선정한 공사가 70여 건에 달했다. 1억미만 수의계약을 제외한 대부분 공사에서 최저가로 업체를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단위 농협의 최저가 입찰 관행이 만연한 이유는 무조건식 예산절감 때문이다. 이에 따른 부실시공 우려와 참여업체의 유동성 악화로 인한 부실화는 뒷전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 최저가 입찰로 진행된 단위 농협 공사의 낙찰가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A농협 시설공사 낙찰가률은 공사 예정가격의 59%에 불과했다. 심지어 B농협의 낙찰가률은 50%로, 지난해 가장 낮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즉, 추정가격 10억원의 시설공사를 5억원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 지역 단위 농협 공사의 낙찰가률은 50~60%를 나타냈다.

문제는 단위 농협 공사를 수행한 지역업체들이 저가 계약으로 인한 고질적인 경영압박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지역업체들은 단위 농협의 오랜 횡포인 최저가 낙찰 방식을 원천적으로 차단 또는 보완해 나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외형상으로 건설업계의 위기를 금융위기와 부동산경기 침체를 이유로 드는 이들이 많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오랜 시간 관행처럼 이어진 저가 수주가 더 큰 문제”라며, “단위 농협의 최저가 입찰에 의해 실행가가 낮아지면서 그 피해는 지역 내 하도급 업체나 장비업체, 자재납품업체 등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 역시 단위 농협 등에서 저가 공사를 수행한 지역업체들이 자본력을 상실해 도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지역단위 농협들이 영세한 지역업체들의 어려움을 오히려 이용하고 있다. 한 공사에 입찰에 참가시키는 업체수가 10여 개사에 달할 정도다”며 “민간공사 수주를 둘러싼 지역업체들의 과도한 출혈경쟁을 부추기는 단위 농협의 저가 입찰을 근절하기 위한 ‘농협법’의 손질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저가 투찰한 건설사는 손실보전 방법에 대해 △인건비 절감(21.7%) △공기단축(19.8%) △자재비 절감(14.3%) 등이라고 답했다. 무리한 공기단축과 자재비 절감은 공사현장에서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공사 품질 저하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

 

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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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랑2 2024-01-22 09:34:51
기사다운 기사입니다. 사실 입찰이 50%대에도 낙찰이 됩니다.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업자로서 진짜 걱정이 됩니다. 철근이 없다구요? 무엇으로든 손해을 줄여야죠. 건설업자를 뭐라하지 마세요. 인테리어는 누가하는지 아세요? 특종을 드립니다.취재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