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10> 새만금의 미래 (5)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10> 새만금의 미래 (5)
  • 김두규 우석대 교수
  • 승인 2024.01.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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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언어는 오래된 낡은 집이다. 그 낡은 집에는 숱한 사연과 내력이 쌓여 있다. 우리말에 ‘도대체’와 ‘도무지’가 있다. 독립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도대체 넌 누구냐?”라든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등처럼 의문문·부정문에 쓰인다. 혹자는 이것이 한자어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 없는 단어이다. 우리 조상들이 한자를 이용하여 만들어 낸 조어이다. 도대체는 道大體로, 도무지는 道無知로 표기한다. 도대체는 ‘도(道)의 큰[大] 몸통[體]’이란 뜻이며, 도무지는 도[道]를 알[知] 수 없다[無]는 뜻이다. 너무 크고 깊어서 그 본질을 알 수 없을 때 쓰는 부사이다.

이때 ‘道’는 본질을 말한다. “도대체 넌 누구냐”라고 할 때 너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道’ 대신에 ‘새만금’으로 대체해보자. ‘새만금[道]의 본질[大體]은 무엇인가?’ 새만금[道]은 알 수 없다[無知]’.

새만금이란 큰 몸통[大體]을 알기 위해서는 국역(國域)풍수, 즉 지정학적·지경학(地經學)적·역사지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뒤로 미룬다. 새만금은 규모면에서 너무 크다[대체·大體]. 그러한 까닭에 34년째 확정된 것이 없이 끊임없이 그 미래를 두고 인간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을 뿐이다.

새만금에 투여된 사업비는 대부분 국비였다. 전북이나 군산·부안·김제가 감당할 수 없는 큰 물건이다. 그런데도 마치 자신들이 새만금의 주역인 것처럼 싸운다. 관할권을 두고 지자체끼리 싸우고,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동원하여 소송을 벌이고, 행안부를 쫓아간다. 그 행위 주체들이 고향에서 쫓겨난 어민들이라면 이해를 하겠다. 어민들이 아닌 지자체와 특정 단체들이다.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그러한 쌈박질은 전북에 주소를 갖는 필자도 민망스럽다. 전북이 아닌 다른 지역 사람들 눈에는 얼마나 한심하게 보일까?

도대체 새만금의 본질은 무엇일까? 간척 중인 새만금은 나무한 포기 자라지 않는, 소금기가 덜 빠진 죽은 땅이다. 어민의 터전이지 그 밖의 사람들의 텃밭이 될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을 고쳐 쓰는 것이 풍수의 묘미이다. 풍수 고전 ‘청오경’은 “자연의 땅을 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만들어 쓸 수도 있다[혹연혹위·或然或爲]”고 하였다. 새만금은 후자이다. 그 시작이 물막이(방조제)로 바닷물을 밀어낸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땅 조성이 완수되지 않았다.

같은 시기인 1991년, 고흥만방조제사업이 새만금방조제사업과 함께 시작되었다. 물론 규모면에서 새만금의 10분의 1도 안된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곳 간척지에서는 양질의 쌀이 생산되고 있으며, 인근에 다양한 부대 산업(드론 등)들이 추진 중이다. 고흥번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새만금이 배워야 할 대목이다.

새만금은 팔방미인이 아니라 하였다. 즉 새만금개발청이 소개하듯 산업·연구용지, 복합개발용지, 관광레저용지, 배후도시용지, 농생명용지 등 다양하게 쓸 수 없는 땅이다. 그렇게 하고자 한다면, 필패(必敗)의 땅이 된다. 하나를 선택하되 집중해야 성공할까 말까한다.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할까를 논하기 전, 새만금이 해야 할 ‘급선무’가 있다. 무엇인가? 전북 출신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새만금론’을 꼼꼼히 살폈다. 정운천 의원과 유성엽 전 의원(정읍·고창)의 주장이 경청할 만하다. 유성엽 전 의원 지론이다.

“아직도 미완인 ‘땅 조성(간척) 마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중앙정부 직할로 해야 한다. 행정구역개편에 대해서는 행안부가 주도한다. 토지무상분배·세금면제·규제제로를 통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국내기업들이 돌아오게 하고, 해외기업들이 스스로 오게 한다. 전북 발전의 최선책이다.”(계속)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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