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명 시인 ‘검은 문고리에 빛나는 시간’…농경문화 속에서 끄집어 낸 시의 질감
이봉명 시인 ‘검은 문고리에 빛나는 시간’…농경문화 속에서 끄집어 낸 시의 질감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1.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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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 산골에서 벌 치며 시를 쓰는 이봉명 시인이 아홉 번째 시집 ‘검은 문고리에 빛나는 시간(작가·1만2,000원)’을 냈다. 무주 적상산의 품에서 문명에 훼손되지 않은 숨결로 오랜 시간 걸러낸 그의 시는 고요하다.

 시집은 총 4부 60여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시간 쏟아져 나오는 세상의 시끄러운 정보가 아니라 농경문화 속에서 끄집어 낸 시의 질감이 예전의 시편들과 확연히 다르다. 자연과 사람의 만남을 시의 눈금으로 걸러낸 그의 시편들을 통해 시인의 시 세계의 숭고함이 전해진다.

 안도현 시인은 “그의 시는 겨울에도 얼음 밑으로 숨죽여 흐르는 계곡 물소리 같다”며 “그 어떤 폭설이 내려도 멈추지 않는 그 지속성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하고 경외해야 할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고 추천했다.

 이병초 시인은 “이봉명의 시편들이 확보해낸 시원의 공간에는 사람과 짐승, 식물이며 사물이 너나들이로 어울려 샘물처럼 맑디맑게 살고 있다”면서 “시는 별개의 생명체가 아니라 부박한 현실 논리에 훼손당하지 않은 언어의 영토라는 점을 전하고 있으리라”고 해설을 붙였다.

 이 시인은 무주 출생이며 지난 1991년 시와의식으로 등단했다. 시집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속의 깨벌레’, ‘포내리 겨울’, ‘지상의 빈 의자’, ‘지상을 날아가는 소리’, ‘바람의 뿌리’, ‘가풀막’, ‘자작나무 숲에서’와 산문집 ‘겨울엽서’가 있다. 현재 무주작가회의, 전북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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