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규 원광대 명예교수, ‘전북지역 고대문화와 사회’ 발간
최완규 원광대 명예교수, ‘전북지역 고대문화와 사회’ 발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1.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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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앞두고 전북의 뿌리 찾아낸 연구서 눈길

 과거를 읽어야 미래가 보인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전북의 뿌리를 찾아낸 특별한 연구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익산의 백제 유적과 유물, 문헌 자료에 대한 심층 연구를 통해 ‘익산 천도론’을 확립한 대표적인 연구자로 알려진 최완규 원광대 명예교수가 펴낸 ‘전북지역 고대문화와 사회(서경문화사·3만8,000원)’이다.

 이 책은 대학 2학년 겨울 방학 때 처음으로 익산 왕궁리유적 발굴현장에 참가하면서부터 평생 고고학 연구자의 길을 지금까지 걸어온 저자의 연구를 응집한 결정체다. 그만큼 내용이 단단한데, 발굴조사를 통해 얻어진 그동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문화적 관점에 국한하기 보다는 정치 사회적인 해석으로 확대해 전북지역 고대문화와 그 당시의 사회를 재구성하려고 시도한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제1장에서는 송국리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韓문화’로부터 마한이 성립하는 과정에 대해 만경강유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초기철기시대의 분묘유적과 제의유적을 통해 조명했다.

 제2장에서는 백제 무왕대 왕도였던 익산지역의 전통세력의 양상을 분묘를 통해 밝혀 본다. 지역에 잘 남아있는 백제 말기 유적들에 대한 발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도성 유적과 더불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남아있는 익산 천도의 정황적 문헌 근거를 비교 검토해 천도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제3장에서는 김제 벽골제 중수비에 기록되어 있는 몽리구역과 ‘삼국사기’ 지리지의 고부 속현과 그 공간적 범위가 일치한다는 전제 하에 백제 중방 고사성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제4장에서는 전북 동부 산간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가야 고분군을 중심으로 중심지역과 주변지역으로 구분해 그 성격을 밝히고, 고분구조와 출토유물을 분석해 백제와 관련성을 살폈다.

 제5장에서는 호남3대 제호라 불리는 익산 황등제, 김제 벽골제, 정읍 눌제 등에 대해 문헌 고찰과 최근 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황등제는 마한 성립의 경제적 기반이 되었을 것으로, 벽골제의 축조 주체는 마한세력으로 논증했으며, 특히 눌제와 더불어 중방 고사성의 경제적 기반으로 이해해 기술했다.

 최완규 명예교수는 “전북지역의 마한 소국은 백제 영역화 이전에도 강력한 세력을 가진 정치·사회적 집단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삼국지’에 보이는 만여가(萬餘家)로 구성되었다고 기록된 대국으로 비정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며 “나아가 백제 중방문화권 설정을 제안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 연구를 통해 백제 지방통치의 한 단면을 복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 고대사 연구가 정치적 중심지인 왕도 위주로 이루어져 왔던 경향에서 벗어나 도외시 되어 왔던 지방 고대사에 주목함으로서 균형잡힌 시각에서 고대사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가능했다.

 이어 그는 “고고학 연구자로서 유적 발굴의 여정과 연구 성과를 통해 이 지역의 고대문화와 사회를 주요 논제로 다루었지만 정치 사회적인 해석으로 확대하려고 노력했기에 많은 오류도 있을 것인 만큼 연구자들의 많은 비판과 질정을 통해 새로운 연구의 길이 모색되었으면 한다”면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둔 지금, 이 책이 더 특별한 전북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중요한 방향키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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