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이 도대체 뭐길래?
새만금 국제공항이 도대체 뭐길래?
  • 최재용 전북도 농생명축산식품국장
  • 승인 2024.01.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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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정읍시 부시장<br>
최재용 전북도 농생명축산식품국장

2024년 국가예산이 확정되었다. 새만금 SOC와 기반시설에 대해 소관 부처가 요구한 6,626억원이 8월 어느 날 대폭 삭감되어 1,479억원만 반영된 상황이었다. 그러니 최종 확정된 4,513억원에 오히려 눈시울이 붉어질 지경이었다. 그리고 애써 의미도 부여해 봤다. 무엇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절반의 성공이다. 그동안 공항만은 어렵다는 분위기가 워낙 강했던 탓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들의 나열이다.

혹자는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 절차를 문제 삼는다. 2019년 전국적으로 23건의 사업이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예타 면제를 받을 때 새만금 국제공항도 여기에 포함된 사업이다. 서산공항처럼 예타에 탈락하였는데도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예산이 반영된 사업이 절대 아니다.

사업비가 국가재정에 무리를 줄 규모도 절대 아니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9년간 총 0.8조원이 투자된다. 공항만 무려 14조원이 투입되는 가덕도신공항은 앞으로 6년 동안 매년 새만금 국제공항 2개씩을 지을 예산이 투자되는 걸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혹자는 수요 문제를 제기한다. 비행기를 이용할 사람이나 있겠느냐는 비아냥도 섞여 있다. 미군비행장 활주로를 빌려 쓰는 군산공항의 2022년 탑승객이 41만 명이다. 제주도와 군산을 오가는 단일 노선에 하루 3편의 비행기가 있을 뿐인데도 그렇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비행 1편당 탑승객 규모로 봐도 군산공항은 4위를 기록할 정도로 항공사들에게 매력적인 공항이다. 앞으로 가까운 중국 산동성이나 대만, 혹은 베트남을 오가는 비행편만 한두 군데 더 있다면 이용객이 몇백 만명에 달할 거라는 건 쉽게 계산이 되는 부분이다.

또 반대로 비행편을 이용해 사람들이 새만금과 전북에 와야 할 이유를 묻기도 한다. 지난 2022년 12월, 미국 CNN이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명소 18개소 중 한 곳으로 발표한 고군산군도가 새만금 방조제 중심부에 있다. 대한민국 최남단이며, 서해안 벨트의 유일한 스키장인 무주 리조트는 교통편만 연결되면 대만과 동남아 관광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임을 모르니 하는 소리이다.

가장 답답한 질문은 다른 놀고 있는 공항도 많은데 왜 또 공항이냐는 질책이다. 우리는 새만금에 전시 컨벤션 산업을 일으키고, 대규모 테마파크를 끌어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에 공항과 철도, 크루즈 항만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강점을 갖는 스마트팜을 활용해 생산되는 화훼와 딸기 등 신선농산물을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항공 운송이 필수다. 그저 남들 있으니 나도 있어야 한다는 괜한 욕심에서 나온 소리가 아닌 것이다.

끝으로 새만금 국제공항이 들어설 공간이 생태적으로 우수하니 이 부분만큼은 보존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새만금방조제 안쪽, 농업용지와 남북도로로 둘러싸인 공항부지는 오랜 기간 노출지였고, 이미 육지화가 되어버린 땅이다. 다만 끝부분 일부 얕은 곳에 배수로를 통해 물이 주기적으로 들어오지만 이걸 갯벌이라고 하긴 어렵다.

새만금내에는 1천5백만 평 규모의 환경생태용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새만금 전체 면적의 무려 17%에 달한다. 이들이 잘 다듬어지면 각종 철새와 동식물의 낙원이 될 것이다. 실제로 2021년 개장된 32만 평 규모의 1단계 환경생태용지에 가면 철새 등 다양한 동식물들을 사진과 영상에 담고자 많은 이들이 와있는 걸 보게 된다. 요즘 많은 사람이 찾는 전남 순천만처럼 잘 정비된 생태공간은 동식물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치유와 힐링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어서 1천500만평 중 고작 준공율 2%에 불과한 환경생태용지를 빨리 만들고 정비해 달라는 요구가 절실하다.

최재용<전북도 농생명축산식품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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