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상 장편소설 ‘당쟁의 불쏘시개로 스러진 선각자 정여립’
김용상 장편소설 ‘당쟁의 불쏘시개로 스러진 선각자 정여립’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2.27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인 출신 김용상 작가가 열두 번째 장편소설 ‘당쟁의 쏘시개로 스러진 선구자 정여립(신아출판사·1만6,800원)’을 펴냈다.

 신아출판사의 2023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정여립의 대동사상을 과연 우리는 언제쯤 살아볼 수 있을까에 대해 쓴 장편소설이다.

 지금으로부터 430여 년 전 절대왕정시절,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하는 대도(大道)가 구현된 대동세상(大同世上)을 일궈 나가야 한다. 사람 차별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려 가며 오순도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정여립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사건의 발단은 1570년 선조 2년에 식년 문과에 급제하고 성균관의 학유 예조좌랑, 홍문관수찬 등 벼슬을 지낸 정여립이 당시 시대 상황에 환멸을 느껴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며 대동계를 조직한데서 출발한다. 대동계는 공개된 조직이었고, 서인인 전주부윤 남언경의 요청을 받고 왜구 소탕에도 나섰었는데도 역도로 몰렸었다. 기축옥사의 전말을 알아가면서 오늘의 정치 현실인 보수 진보 간의 정쟁을 떠올려 볼 수 있다.

 팩트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언론인 출신 작가는 한 시대를 꿰뚫는 예리한 시각과 사실적인 표현으로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김용상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문득 430여 년 전의 조선과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권이 별반 다를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었고, 부끄럽기도 했었다”면서 “소설의 바탕은 상상력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다. 읽는 재미를 위해 허구적으로 꾸민 대목이 양적으로 꽤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근본까지 흔들지는 않았고, 그럴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 신문기자로 일하며 편집국장, 편집인 등을 역임했다. 중년에 들어 추리소설부터 쓰기 시작해 지금은 역사소설에 집중하고 있다. 김민준이란 필명으로 쓴 ‘라팔로마의 침묵’을 시작으로 ‘하이테크 살인’ ‘끝없는 추락(상,하)’ ‘백색 미모사의 공포’ ‘살인자의 가면무도회’ ‘살인 비즈니스의 법칙(옴니버스-상,하)’ ‘늑대들의 안식일(물방울은 흔적이 없다)’ ‘고부전쟁’ ‘민회빈 강씨(별궁의 노래)’ ‘왕도와 신도’ ‘정도전’ 등을 펴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