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인물속으로] 한민족 역사문화탐방 <20-完> 서면좌담회
[걸어서 인물속으로] 한민족 역사문화탐방 <20-完> 서면좌담회
  • 이방희 기자
  • 승인 2023.12.2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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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민일보는 신지식장학회와 공동으로 2023한민족역사문화탐방 ‘걸어서 인물속으로’ 기획취재를 마감하며 연말 일정 관계로 자문위원 서면좌담회를 가졌다.
 

김제 신세계병원 부근 교회<br>
김제 신세계병원 부근 교회

 -지난 3월 허균의 발자취를 찾아 부안 위도 탐방을 시작으로 9개월간 전북을 누볐습니다. 먼저 인물과 장소, 탐방방향을 기획한 백승기 박사님 먼저 소감을 말씀해주시죠.

▲탐방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게 협조해 주신 자문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9개월 동안 격주로 매번 새벽에 서울을 출발, 고향 전북에서 곳곳을 누비며 2박3일간 실시한 고단한 여정이었습니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많이 배우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김세용 전사들 산악대장님 역사 탐방 팀에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건의 사항도 좋습니다. 한 말씀 해 주십시오.

▲ 역사탐방을 하려면 서울 강남역 신지식장학회 사무실에서 아침 7시에 출발을 합니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 참으로 만만치 않은 1000리를 달려가는데 탐방 팀은 버스전용 차로를 달리기위해 5년 장기 렌탈로 카니발을 구입했습니다. 카니발 덕분에 오고가는 길이 편했습니다. 일등공신은 아마도 우리의 발이 되어준 카니발 인듯 합니다. 그리고 휴게소에서 항상 커피를 협찬해주신 고개희 선배님, 카메라맨 윤재민 후배님, 전주에서 수제 커피로 기쁘게 맞이해준 이주원 후배님과 김주원 선배님, 백승기 선배님, 고혜선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2024년 걸어서 역사 속으로 시즌 3이 기획되면 꼭 합류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주원 뱅기노자 대표님, 교육자로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면서 주말을 이용 탐방 하셨는데 가장기억에 남는 일정과 인물은 누구이신가요?

 ▲이번 ‘걸어서 인물속으로’ 여정에서 제 마음속에 쏙 들어온 인물은 ‘반계수록’을 완성한 유형원 선생입니다. 반계 선생은 오늘날 세계 각국이 지향하는 복지 국가 건설의 모델을 350여 년 전에 제시한 분입니다. 반계 선생은 그에 앞선 퇴계와 율곡의 성리학을 적절하게 수용, 비판하여 율곡의 과거제 개혁론에 토지 개혁론까지 펼침으로서 실학 사상의 시조라고 부릅니다. 학문과 개혁론은 반복되는 듯하면서도 발전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반계 선생은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우반동에 은거하면서 백성들과 어울려 살았습니다. 넓은 평야가 펼쳐진 고장에 살면서도 자신의 논밭없이 소작농으로 곤궁한 삶을 살아가는 농민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토지개혁론을 제시하셨습니다. 이것이 제가 반계 선생 삶을 큰 의미로 받아들인 이유입니다.

 

무왕
무왕

 -박창보 국학박사님 탐방하시면서 전북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립니다. 탐방소감과 전북에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합니다.

 ▲우선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탐방일정에 참여할 기회를 주신 신지식장학회와 전북도민일보, 무엇보다 따뜻하고 다정한 전북도민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자문위원으로서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며 팩트에 근거한 좋은 글을 쓰려 노력하였습니다. 때론 시간에 쫓겨 밤늦게 글을 쓰며 부족한 재주와 무지를 자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각종 기록과 논문 등을 뒤지고 바른 역사와 비사, 배경을 유추하며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통일이후에 단군조선의 강역을 회복해야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교시절 나이가 지긋한 국사선생님의 가르침 때문이었을까요? 찐한 평안도사투리로 좁아터진 땅덩어리에서의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아이러니하게 남남북녀가 만나 낳은 부작용(?)이 접니다. 분단과 전쟁으로 남쪽의 더벅머리 총각이 휴전이후에도 군생활을 지속하며 북쪽에서 피난나온 어린 처자를 만나 가정을 꾸린거죠. 지금은 모두 현충원에 계십니다. 두 분 덕분에 저는 한수이북지역의 의정부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이곳은 미군과 기지촌여성, 양대 호란이후 환향녀의 대명사격인 의순공주의 아픔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일제시기 일본군위안부 또한 맥을 같이하는 비극입니다. 나라와 처자를 지키지도 못한 주제에 무능한 통치자, 명분과 입만 산 사대부들의 비루함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탐방으로 호남을 지켜낸 장수들과 의병들을 통해 털어낼 수 있었고 또한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흐르는 한민족의 위대한 빅히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중은 역사에 관심이 없으며 그나마 왜곡된 역사관이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야 할 공간에 댕냥이들의 울음소리가 대신하고 인성은 추락한지 오래며 정치는 혼란스럽습니다. 이 기획이 역사를 통한 교훈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봅니다. 커다란 횃불로 활활 타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고향 전북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분으로 알려진 신동만 한국나그네연맹 회장님, 인상 깊은 인물이나 의외의 결과를 낳은 인물을 소개해 주세요.

▲임란의 잊혀진 영웅, 남원 출신 황진 장군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임란을 예견하고 준비하여 웅치전투에서 승리한 왜군이 전주성 10리 앞까지 진군했을 때 장군의 활약으로 격퇴시켜 전주감영을 지켰습니다. 이치전투에서도 용맹하게 싸워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여 호남을 지켰습니다. 동복현감(종6품)에서 6개월 만에 오로지 전승의 전과로만 7단계 초고속 승진하여 충청도병마사(종2품)가 됩니다. 그리고 왜군 정예병 4,000명이 지키는 중요 보급로였던 죽산산성을 1,000명의 병사로 기습과 매복작전으로 탈환합니다. 그리고 죽음을 각오하고 진주성에 들어가 순성최고책임역할로 분전하다 전사합니다. 바다에 이순신 장군이 있었다면 육지에는 황진 장군이 있었습니다.

이번 답사 때 경허선사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경허는 수많은 선방(禪房)을 차리고 수행을 지도하여 단절된 선맥(禪脈)을 잇고 혜월, 수월, 만공, 한암 등 훌륭한 제자들을 교육하여 불교의 부흥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전봉준 장군의 손위 처남으로 동학혁명의 사상적 영향을 미쳤고 혁명 실패 후 그의 시신을 수습하고 유족의 안위와 혈족의 보전을 위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승려로서 이해할 수 없는 기행도 동학혁명을 거치면서 역적의 가문으로 관과 일본군의 추적을 피해 죽음을 건 도피와 울분의 세월 속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음을 알았습니다. 말년에 승복을 벗고 삼수갑산 오지로 숨어 들어가 조그만 마을의 훈장을 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독립사상을 고취하는 등 마지막까지도 조국과 중생을 위한 헌신적인 삶이었습니다.

 

미륵산
미륵산

-전북의 역사적 인물을 탐구하다보니 남긴 과제도 많았다고 봅니다. 윤재민 대표님께서 몇가지 제안해 주시죠.

 ▲먼저 전봉준 장군에 대한 탐방은 지난해 ‘걸어서 역사속으로’ 탐방때 취재했고 올해 다시 실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하지만 황토현전적지에 위치한 갑오동학혁명기념탑(1963년 건립-강암 송성룡 글씨, 김상기 전액)에 쓰여진 농민군의 구호가 잘못 새겨져 있습니다. 보국안민(輔國安民)의 보(輔-돕다)가 보(保-지키다)로 바뀌었습니다. 수정해야 합니다. 또 황토현 전적 정화사업 일환으로 전두환씨가 세운 ‘황토현전적지 정화기념비’가 있어 동학농민혁명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주논개와 관련해서 장수와 경남 진주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도권을 진주에 빼앗기는 느낌이 강합니다. 논개를 의사 반열에 올리는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이성계편에서는 도내 여러지역에 걸쳐 발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이성계 루트를 개발해 자라나는 미래세대 청소년들에게 체험교육장으로 활용해야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고개희 전사들 사무총장님 이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죠.

 ▲오목대와 이목대가 이성계와 관련된 전북에서의 흔적이 전부였다고 생각했는데 장수, 진안, 남원, 임실, 순창, 전주 등 여러 곳이 방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터득했습니다. 이러한 지역을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호연지기를 기르고 리더십을 키우는 장소로 개발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요사이 걷기운동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 국민들이 걸으면서 역사를 배우는 이성계 루트를 조성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필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전북도에서도 관광 차원의 이성계 루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역사를 겸비한 관광루트가 조성되길 기대합니다.

 -고혜선 한옥마을사람들 대표님, 탐방에서의 감흥을 춤사위로 열연하시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서울에서 전주까지, 그리고 도내 각 시군을 돌며 길고 긴 여정을 기꺼히 해주신 출향도민들인 자문위원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출향인들이 느끼는 고향에 대한 애정은 생각보다 더욱 깊고 남다르며 어머니 품처럼 따스함을 맛보는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스쳐지나가듯 공부했던 여러 역사인물들을 새롭게 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주논개편에서는 진주 남강이 유유히 흐르듯 역사인물들도 그 존재감 그대로 유유히 흘러 후손들에게 전해져야함을 깨달았습니다. 역사인물이 왜곡되지않고 참모습으로 비추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나의 존재가 과거 우리조상으로부터 왔고 그리고 후손에게 이어집니다. 나의 존재가 잘못 전해진다면 용납이 안되듯 조상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계승되길 바랍니다.

 

- 신동만 회장님, 전북이 전통문화의 고향이지 않습니까. 전북의 예술혼이 있다면? 그리고 전북을 여행하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추천을 한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벌써 1,500여년 전 백제가요가 전승된 것이 정읍사인데요. “달아 높이곰 돋아샤 멀리곰 비추시라” 전주장에 행상 나간 남편을 기리는 정읍여인의 노래인데요. 면면이 이어져 이매창의 시로 송흥록과 신재효의 판소리로 이어졌습니다. 다시 진성과 김태연의 트롯으로, 방시혁의 BTS로 이어졌네요. 가장 전북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이고 이것이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전북지역은 어딜 가든 아름다운 산수가 세계인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겁니다. 무주 구천동계곡과 덕유산, 신비로운 마이산, 환상의 단풍 내장산, 지리산, 회문산, 강천산, 선운산 등등…

그런데, 새만금은 새로운 우리의 큰 관광자원이 될 겁니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가 있고 세계문화유산 고창 고인돌 유적지와 아름다운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선운산이 인근에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익산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도 있고, 가장 한국적인 멋과 맛과 흥의 고장 전주한옥마을도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새만금은 1,400여년 전, 백제와 왜 신라와 당나라가 연합하여 국운을 걸고 싸웠던 백강전투(白江戰鬪)의 전쟁터입니다. 이곳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어 위령탑과 박물관을 지으면, 14억의 중국은 승전한 전쟁터로 수학여행을 올 것이고 1억3천의 일본은 조상들의 슬픈 넋을 위로하러 국화꽃을 들고 올 것입니다.

 -이주원 디자인 원 대표님, ‘걸어서 역사속으로-이박삼일 전북을 걷다’ 책 출간을 하며 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올해는 직접 탐방을 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 책의 편집디자이너로서의 1년과 탐방객으로서의 1년을 말씀하시는 듯하군요. 디자이너로서의 1년은 “어떻게 하면 많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에서 시작이 되었고 탐방객으로서의 1년은 “어떻게 하면 많은 부분을 알 수가 있을까” 였습니다.

 이에 대한 차이는 다른 여행자(탐방객)들이 가지고 온 역사 안에서만 볼 수 있던 것들이 내 눈에도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봉준 장군은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로서 녹두장군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라는 교과서적인 내용입니다.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하였던 부분들을 걸어서 역사 속으로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전봉준장군은 결혼을 하였으며 처와 자식들이 존재하였고 그와 연관되어 동학농민혁명 패전으로 인해 전봉준장군 가족이 경허스님의 도움을 받아 피난을 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사실들이지만 그와 연관 되어진 내용들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과 전율이 흐를 정도였습니다.

역사란 이런 거야~~~~

 “고부성을 격파하고 조병갑을 효수할 것.

  군기창과 화약고를 점령할 것.

  군수에게 아부하며 인민을 갈취한 탐관오리를 쳐 징계할 것“이라고 하는 거창함이 아니라 전봉준장군도 혼례를 치루고 자식들이 있었구나. 그런데도 그리 험한 길을 가셨구나 하는… 

 편집자로서의 간접적인 경험과 탐방객으로서의 차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단편적인 시선에서 역사가 이렇게 흐르는구나 하는 종합적인 시선으로 모든 것들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시선을 바꾸고 생각을 넓혀주더군요. 걸어서 역사 속으로는… 

 

 -2023년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고향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해주신 신지식장학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민족 역사문화탐방단 ‘걸어서 인물속으로’팀을 잘 리드해 주신 백승기 박사님께서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세대를 위한 당부말씀 부탁합니다.

▲ 역사는 우리의 거울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합니다. 지난 1년 여 동안 우리는 전북의 역사 현장을 곳곳이 다녔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지켜온 조상님들의 발자국을 보았으며 임들이 넘나들던 고개고개마다에서 한 맺힌 거친 숨소리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정여립과 이율곡이 살아계셨다면 임진왜란이 일어났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 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암군의 시대에는 어김없이 환란이 일어났습니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 부마국 고려,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강제 한일합방, 6.25동란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역사는 정치가나 일부 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스스로 역사를 찾아보고 인식하고 가슴으로 부딪히며 소중한 순간들을 간직하여야 할 것입니다.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 여러분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우린 어두운 역사를 계속 반복할 것입니다.

 

<기획취재팀>

▲취재기자단

△이방희 제2사회부장(부국장/팀장)

▲자문위원

△박창보 국학박사

△백승기 도시공학박사, ‘무릉도원 상상캠프’ 슈퍼바이저

△김주원 (주)뱅기노자 대표, 교사

△고혜선 전 권번예술원 대표, 한옥마을사람들 대표

△고개희 전사들 사무총장, 교보생명 신논현지점장

△신동만 나그네연맹 회장

△윤재민 (주)RNS 대표, 신지식장학회 청년국장

△김세용 전사들 산악대장

△이주원 디자인 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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