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 ‘우는 여인’ 김하진 씨 소감
[202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 ‘우는 여인’ 김하진 씨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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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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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겪은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고자 쓰기를 멈추지 않겠다”
김하진 씨

 당선 전화를 받고 꼬박 하루를 앓았습니다. 지극한 기쁨과 막막한 두려움이 한꺼번에 온몸을 덮쳐왔습니다. 나의 소설은 졸작이라는 비관보다 오히려 힘겨웠습니다. 아마도 감당할 수 없는 부담감과 부끄러움 때문이었을 겁니다. 저는 감격의 눈물을 삼키며 생각했습니다. 이 상은 재능도 실력도 부족한 저에게 ‘앞으로 진짜 소설을 한번 써 봐라.’하며 날카로운 가르침을 주는 채찍이라고 말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내 가슴속에 품고 있던 단어는 ‘상실’이었습니다. ‘상실’이란 화두가 저에겐 모든 시작의 씨앗이자 불씨였습니다. ‘우는 여인’ 역시 그런 제 가슴의 소리를 따라가다 만난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을 쓰는 내내 두려웠습니다. 허구와 현실 사이를 오가며 미신적인 공포가 쓰고자 하는 마음을 가로막을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영과 함께 통곡하던, 어둠조차 보이지 않는 하얀 밤 들을 잊지 못합니다. 여전히 상실의 고통은 벗어나기 힘든 신의 형벌로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러한 고통을 겪은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고 싶습니다. 보잘것없는 저의 언어가 아픔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로 거듭날 수 있을 때까지 쓰고 또 쓰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미흡한 작품에 다정히 손잡아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전북도민일보 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소설의 영감이 되어준 하나뿐인 아들과 제 안에 잠재된 욕망과 재능까지도 알아봐 주고 지지해 준 남편에게 깊은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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