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마시고, 지나친 음주땐 ‘식도암 소리없는 비명’ 귀 기울이세요
뜨겁게 마시고, 지나친 음주땐 ‘식도암 소리없는 비명’ 귀 기울이세요
  • 김슬기 기자
  • 승인 2023.12.26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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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이물감, 식사 시 가슴 통증, 쉰 목소리 이것들 모두 식도암의 한 증상이다. 2022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47,952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 중 식도암(C15)은 남녀를 합쳐서 2천748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1%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조(粗)발생률(해당 관찰 기간 중 대상 인구 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 조사망률도 산출 기준이 동일)은 5.4건이다. 전북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종헌 교수와 문답을 통해 식도암의 원인, 증상, 치료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식도암이란? 

 식도암은 말 그대로 식도에 발생하는 암입니다.

 식도는 우리 몸에서 인두와 위를 연결하는 길이 25-35cm 정도의 소화 장기입니다. 식도의 구조는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른 소화 장기와는 다르게 식도의 외벽을 싸고 있는 장막층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이러한 장막층은 일종의 경계벽 역할을 하는데 식도암이 발생하게 되면 장막층이 없어 주변 조직으로 비교적 쉽게 침범할 수 있는 것이 식도암의 특징입니다.

 식도암의 종류는 크게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편평상피세포암이 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미국, 유럽 같은 서양 국가는 선암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식도암의 주요 원인 

 편평상피세포암 같은 경우 흡연과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선암의 경우는 위-식도 역류와 같은 질환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흡연과 음주를 하게 되면 대략 3-5배 정도의 식도암 발생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게 되면 많게는 100배까지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 채소, 과일 등이 부족한 식생활을 하거나 불에 탄 음식이나 섭씨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나 음식,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 식도암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위-식도 역류는 특히 비만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반복적인 위산의 식도 자극으로 식도점막 손상을 장기적으로 일으키고 이로 인해 원주 세포화생이라는 세포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상태를 바렛식도라고 명하는데 이러한 바렛식도가 있는 경우 식도암의 발병위험이 약 30-40배 증가합니다.
 

 ▲식도암을 의심해야 하는 특이한 증상 

 식도암에 걸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초기 증상은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신체가 증상을 느끼기 위해서는 식도의 기능 부전이 있거나 주변 신경이나 다른 장기를 침범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식도암 초기에는 암 덩어리의 크기가 작아 음식물을 넘기는 식도의 기능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식도라는 장기는 쉽게 잘 늘어나기 때문에 암덩어리가 어느 정도 크다고 하더라도 음식물 넘기는데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식도암이 진행하여 식도를 거의 막을 정도로 덩어리가 커지면 식사를 할 때 이물감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식이 장애, 체중감소, 영양실조가 오게 되고 식도 옆에 있는 후두신경을 침범할 경우 성대 마비로 인해 쉰 목소리가 발생하고 사래와 같은 음식물 흡인으로 인해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기관이나 기관지를 침범한다면 기침, 객혈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식도암을 초기에 진단받는 방법 

 식도암 초·중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식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조기검진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위암에 대한 경각심이 커서 내시경 검사를 검진 목적으로 많이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검사를 진행하려면 식도를 거처가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식도 검사를 같이하게 됩니다. 만약 흡연과 음주를 많이 하시는 위험도가 높으신 분들이라는 55세 이후에는 1년에 한번씩은 내시경 검사를 추천합니다.

 또한 식도암 진단에 필요한 검사는 식도 초음파내시경, 식도 조영술, CT, 전신 뼈 스캔, 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이 있습니다. 식도 초음파내시경은 식도암이 식도의 어느 층까지 침범되어 있고 식도 주변 임파선 전이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CT를 통해서는 임파선 전이뿐 아니라 주변 장기 침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신 뼈 스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통해서는 식도암의 국소 및 원격 전이를 판단하는데 용이합니다.
 

 ▲식도암 수술 시 식도를 전부 절제해야 하는 이유 

 식도에서 암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만 절제를 하고 다시 연결을 한다고 수술을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식도를 일부 절제하고 다시 연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암은 일정 거리에 절제 범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렇게 절제하고 식도를 당겨서 연결을 한다 해도 접합부위가 치유될 수 없고 파열이 됩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식도암이 식도의 점막하층을 침범하면 발달된 림프관 및 혈액을 때라 상하로 비교적 쉽게 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부분 절제를 할 경우 식도암의 재발 위험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수술 후 식도암 환자의 일상생활 변화 

 제일 큰 변화는 식사 방법입니다. 원래 식도의 기능은 음식물을 위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하고 위에서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게 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식도암 수술을 받으면 정상적인 식도 위 소화 기능이 없어진다고 봐야합니다. 위장은 식도 모양으로 재건되어 남아있는 식도에 연결이 되어 음식물을 저장하고 소화시키는 위장의 기능은 소실되고 주로 음식물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만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은 가급적 여러번 씹어서 죽처럼 만든 다음 삼켜야 하고 음식 양은 수술 전의 1/3-1/2로 줄이고 하루 6끼 정도 식사를 해야 합니다. 그 외에 모든 음식은 소화가 되기 쉽게 익혀서 섭취해야 합니다. 또한 고단백 음식과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커피,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는 6개월간은 피해야 합니다. 식사 후엔 꼭 30분간 걷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전 2-3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야 합니다.
 

 ▲전북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종헌 교수 “식도암 예방을 위해선 금주·금연 중요”

 많은 환자들이 식도암을 진단 받으면 심한 좌절을 하시고 치료를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최근에 어떤 환자는 환자 본인의 생명까지 포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 환자는 수술이 충분히 가능했고 수술만 잘 받으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였습니다. 치료를 하기 전에 환자가 미리부터 겁먹고 포기하는 일은 없으면 합니다. 최근에는 수술적 치료도 많이 발전하였고 항암 방사선 치료 역시 치료 성과가 좋아졌습니다. 또한 면역치료 방법의 발전은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계속 강조하는 얘기이지만 금연, 금주가 제일 중요하고 내시경을 통한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식도암 예방 및 치료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그리고 식도암에 진단되었어도 절대 좌절하지 마시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식도암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금주, 금연은 암 예방에 정말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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