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희 무브먼트, ‘전주팔경’ 화려한 춤사위로 표현
박현희 무브먼트, ‘전주팔경’ 화려한 춤사위로 표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2.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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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여행의 길라잡이가 된 무용수들
전박현희 무브먼트, ‘전주팔경’

 지역 춤꾼들의 작은 몸부림이 전주를 더욱 풍요롭고 특별하게 만든다.

 박현희 무브먼트가 전주팔경을 한 폭의 춤으로 담아낸 ‘전주-무경’이 22일 오후 7시 3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것. 예로부터 완산으로 불리던 전주의 대표적 명소인 전주팔경을 토대로 각지 특색을 살려 총 4경으로 전주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이미지의 무대다. 이름난 춤꾼들이 직접 나서 전주 여행의 길라잡이가 되어 신나게 한 판 놀아볼 채비를 마쳤다.

 무대가 열리면 기린봉 정상의 노란 달과 달무리들은 신비로운 천년 전주 속으로 발길을 인도하고 그 길을 따라 글 읽던 선비의 태선무와 거문고 선율은 한벽당의 멋스러움을 표현한다. 다가천변 물소리와 만개한 꽃들이 흩날리듯 하얀 치맛자락 여인들의 연연한 춤과 장구가락은 노닐며 보는 전주의 하루가 노을진다.

 2경에서는 만경포 어귀로 돌아오는 돛단배 위 지친 어부의 몸짓이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그를 손꼽아 기다리던 처녀의 마음, 짠내 나는 삶 속, 젊은이들의 그리움과 만남을 풋풋하고도 소박하게 그려내 비비정에 앉아 달빛을 타고 백사장 갈대숲에 사뿐히 내려앉는 기러기떼와 함께 마무리된다.

 이어 남고사의 범종 소리를 재해석한 기타와 우리 소리의 울림은 심산유곡 위봉폭포의 깊은 세월의 춤과 어우러져 전통적이면서 모던함으로 표현한다. 동문 기암괴석에 하얀 비단 쏟아져 내리듯 긴 수건춤은 유연하면서 강직한 호흡법을 통해 새로운 전통의 재해석으로 우리 춤의 확장성을 담아낸다.

 그렇게 전주를 들러본 후 마지막 춤 여정을 덕진연가로 정점을 찍게 된다. 객석은 과거의 풍월정이 돼 덕진연못 위 떠다니는 연잎과 피어나는 연꽃의 아름다움으로 연화무로 만끽하며 이어지는 연고놀이는 전주팔경을 통한 민속춤의 신명을 부활시켜 이어가야 할 올곧음임을 천명하며 마무리된다.

 안무 및 총기획은 박현희, 예술감독 장인숙, 작품연출 박희태, 무대 총연출 조승철, 협력연출 최은숙, 조안무 김민경 등이 참여했으며 장단 반주에는 문화그룹 TA-U, 소리와 작창 김대일, 기타연주 및 작곡에는 박석주가 함께했다.

박현희 대표

 박현희 대표는 “그저 춤만을 바라보고 또 춤을 추고 싶어하는 갈급한 마음들이 모여 만든 무대이다. 그런 춤지기들을 바라보며 담금질하듯 마음을 다잡아가며 오늘에 이르렀다”며 “전주-무경은 아마도 이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추어내어야 할 당연한 춤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과 문화가 깃든 특별한 의미의 환경을 통해 간과하기 쉬운 우리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 비로소 시작한 무대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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