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06> 개인도 지자체도 운이 다하면...(3) 새만금의 미래(1)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06> 개인도 지자체도 운이 다하면...(3) 새만금의 미래(1)
  • 김두규 우석대 교수
  • 승인 2023.12.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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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누군가에게는 ‘계륵(鷄肋)’이 되어버렸다. 먹자니 먹을 것이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닭갈비이다. 새만금이 누군가에게는 그렇다는 뜻이다.

누구일까? 새만금을 바라보는 전북인과 전북 밖 국민의 생각이 서로 다르고, 전북 정치인과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 새만금 예산 삭감(어제 국회에서 일부 증액)의 주역이 ‘기재부’라고 하지만, 국책연구기관 의견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한마디로 투자 대비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다.

풍수상 새만금의 미래는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땅을 보는 풍수가의 관점은 가치 중립적인가? 그렇지 않다. 300년 전인 1717년 12월의 숙종임금 때의 일이다. 강릉사람 함일해가 풍수사를 자처하며 한 장의 상소를 올린다. 훗날 경종임금이 된 세자의 친모 장희빈의 무덤이 흉지라는 내용이다. 숙종은 장희빈에게 사약을 내려 죽였으나 세자의 친모인지라,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덤이 흉지면 그 화가 아들에게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풍수관리[지관]들과 풍수에 능한 대신, 그리고 재야에서 이름을 날리는 풍수사들이 총출동되어 인장리(현재 구리시 인창동) 소재 장희빈의 묘에 대한 ‘검증’과 ‘토론’이 벌어졌다. 이때 관상감 소속 지리학 교수 김원명 외 3인 공동으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임금에게 올린다.

“땅을 칭찬하는 것에 뜻을 둔다면, 칭찬할 근거가 될만한 풍수서적이 왜 없겠습니까? 반대로 땅을 비난하는 것에 뜻을 둔다면, 비난할 근거가 될만한 풍수서적이 왜 없겠습니까?(...)함일해가 쓸데없는 말로 단지 비난하기만 하고 칭찬하는 것이 없어서 신들이 심히 개탄스럽게 여깁니다.”

새만금 땅도 마찬가지이다. 관점의 차이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풍수설이 객관적 근거가 없는 이현령비현령의 술수라는 뜻인가? 이 또한 그렇지 아니하다. 땅의 성격 파악과 용도 결정이 풍수의 핵심이다. 집터로 적절한가? 장터로 제격인가? 굿터에 어울리는가? 일터가 되어야 할 것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새만금은 처음부터 잘못 건드렸다. 환경론자들이 갯벌로 그냥 두면 더 많은 가치를 미래 후손들에게 가져다줄 것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어쩔 것인가? 이미 건드려 놓았으니! 건들려거든 조심스럽게 다뤘어야 했다. 노자 ‘도덕경’ 한 대목만 읽었어도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무슨 대목인가?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 굽는 것처럼 해야한다[治大國若烹小鮮]”. ‘작은 물고기 한 마리 굽는데 너무 자주 뒤집으면 으스러져 먹을 것이 없다’는 뜻이다.

새만금은 작은 생선 한 마리였다. 어떻게 구워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고전적 답변이 있다. “낌새를 알아 처신하되 하루가 다하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신속하게 하라”[見機而作不俟終日](‘주역 계사전’).

새만금 사업의 첫 번째 목적은 무엇이었는가? 쌀 부족을 우려하여 농지확보를 위한 간척지 사업이었다. 그런데 화학비료·살충제·제초제 덕분으로 쌀이 남아돌게 되었다. 그 낌새[幾]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첫 번째 잘못이었다. ‘세계잼버리대회 전북유치’는 김종인 전 국민의 힘 위원장이 유행시킨 ‘별의 순간’이었다. 그것을 위해 평당 1900만 원이 넘는 ‘잼버리센터’를 짓겠다고 하였으나 잼버리대회가 끝난 지금도 미완이다. 가관인 것은 또 있다.

세계잼버리대회를 위해 국제공항을 짓겠다고 하여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았다. ‘예타’는 누가 왜 하는가? 전체 국익 관점에서 낌새[幾]를 살피는 국책기관 전문가들이 하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낌새를 다시 살피어 하루가 다 가기 전에 일을 마치는 것이다.(계속)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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