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역 문학현상 조명한 최명표 평론가의 ‘무주문학론’
소지역 문학현상 조명한 최명표 평론가의 ‘무주문학론’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2.20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의 작가들이 제 고장에서 먼저 제대로 대접받아야”

 지역의 작가들이 제 고장에서 먼저 제대로 대접받길 희망하는 최명표 문학평론가의 끈질긴 연구 덕분에 또 한 권의 구슬이 꿰어졌다.

 ‘무주문학론(신아출판사·2만원)’은 지난 2021년 출간된 ‘정읍시인론’에 이어 소지역의 문학현상을 조감한 두 번째 연구서다. 최명표 문학평론가와 무주와의 인연은 제30회 김환태평론문학상을 수상하고 난 뒤 눌인문학회장을 맡은 뒤로 더 깊어졌는데, 무주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자 스펙트럼을 넓게 잡아낸 흔적이 역력하다. 책의 페이지를 빛내고 있는 작가들은 자기 자리에서 무주를 빛내느라고 힘쓴 이들이 분명하다.

 제1부는 무주문학의 기원이라 부를 수 있는 무주에 처음으로 생긴 ‘소원문학동인회’에 대해 다루었다. ‘소원’의 발행연월은 1962년 12월로 후일을 도모하며 일종의 선언문을 실었는데 못 내는 바람에 모양이 이상해 졌다는 조기호 시인의 증언으로 그 궤적 찾을 수 있었다. 동인회에는 교육 관련 인사들이 주를 이루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2부는 무주를 대표하는 비평가 김환태론이다. 저자는 김환태의 비평이 함의한 의의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여러 관점으로 논의를 펼치고자 했다. 그간 발표했던 김환태 비평의 낭만주의적 성격과 동심의 심미화 과정, 영향 관계 그리고 순수론을 실었다.

 제3부는 무주시인론이다. 덕유산록이 키운 정훈을 비롯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박희연, 체험에 터한 시를 쓰는 이봉명, 돈독한 불심을 시로 승화시킨 전선자, 그리움이 행간에 가득한 이선옥의 시를 논하고 있다.

 제4부는 무주 출신 시인들의 시평집이다. 차주일, 이이진, 장만호, 이병수, 석경자, 이현정, 이기종, 주평무, 이일우의 시집을 소개했다.

 제5부 아동문학가론에서는 서재균론과 김종필의 동화집 평을 묶었다. 서재균은 무주뿐 아니라, 전북 아동문단을 창도한 개척자이며, 동화를 쓰는 중에도 고향 발전에 발 벗고 나서 김환태의 비평적 성과를 기리는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앞장선 공이 크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는 “무주인들은 덕유산을 닮아서 푸근하고, 만나는 사람들과 척척(戚戚)하게 지낸다. 자신들의 삶을 구속하는 덩치 큰 산을 원망할 법도 하건만, 그들은 외려 덕유산의 덕목을 생활화하는 슬기를 지녔다”며 “무주 출신 작가들이 그 흔적을 면면마다 혼화한 작품을 읽는 재미는 세상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다. 지역의 작가들이 제 고장에서 먼저 제대로 대접받을 때, 그들은 문학사에 빛나는 작품을 빚어 화답할 터이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