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본문화관, 장창영 작가와 ‘천자문’ 간행 과정을 기록한 ‘나무의 문을 열다’ 발간
완판본문화관, 장창영 작가와 ‘천자문’ 간행 과정을 기록한 ‘나무의 문을 열다’ 발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2.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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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에 글자를 새기는 판각이 나무에 숨겨 있던 글자를 발굴하는 일이라면, 책을 출판하는 것은 그 결과물을 세상과 나누는 일입니다.”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은 2023 전주도서관 ‘출판 제작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시민 각수(刻手)의 ‘천자문’ 간행 일지 ‘나무의 문을 열다’를 발간했다. 이 책은 2022년 전주 시민이 판각한 완판본‘천자문’ 목판의 인쇄, 교정, 제책 과정을 담은 간행 기록이다. 판각을 만나고, 한지에 인쇄해, 판각본 책을 간행하는 1년여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전주는 책의 도시이다. 조선시대에 유통되던 책의 상당 부분이 이곳 완판본의 고장 ‘전주’에서 만들어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전주에는 아직도 나무를 매만지며, 글자를 새기는 작업에 많은 이들이 눈길을 주고 있다. 이번 책은 완판본 전통 판각의 맥(脈)을 잇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라 더욱 뜻깊다.

 책의 집필은 시인이자 문학박사인 장창영 작가가 맡았다. 장창영 작가는 대장경문화학교의 전통 판각 강좌 13기 수강생으로 판각을 만나, 이 특별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고독하면서도 우직하게 나무에 글을 새겨야 하는 각수가 걸어가야 하는 삶의 무게가 글 전편에 잘 드러나 있다. 또한 출판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판각을 이해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각수의 속마음이나 조각도 관리, 나무 이야기 등도 나와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완판본 천자문

 안준영 관장은 “판각본 ‘천자문’ 간행과정을 세세하게 담아낸 이 책은 전주 출판문화의 생생한 기록이다”며 “판각과 관련해 의미 있는 책을 발간할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

 완판본문화관은 책 발간을 기념한 기획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는 22일을 개막을 시작으로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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