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문학예술의 멘토 조정형·이정만
전북 문학예술의 멘토 조정형·이정만
  • 안도 前 전북문협회장
  • 승인 2023.12.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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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문학 평론가
안도 前 전북문협회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문화예술 활동 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 전북은 연간 활동실적이 하위 그룹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문화 중심도시’ ‘예향의 도시’라는 수식어에 가려진 전북 문화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다.

전북의 예술은 문화 인프라와 창작 여건에서 변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열악한 문화기반 확충 속도도 수도권이나 영남권에 비해 훨씬 더디다는 점이다. 그리고 갈수록 커지는 문화 격차는 문화예술 인구의 수도권 유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북을 명실상부한 ‘문화도(文化道)’로 도약시키려면 문화 인프라 확충과 예술인 창작 환경 개선부터 서둘러야 한다. 문화 시설 확충, 문화예술 예산의 우선적 배려 등으로 전북지방 문화균형 발전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전북 문화예술계 특히 문학예술 활동을 꾸준히 소리 없이 후원하고 지원해 주는 멘토가 있어 이들을 소개한다.

먼저 조정형 회장이다. 조정형은 한국의 명주(名酒) 이강주 회장이다. 조 회장은 시조 시인이자 선비정신의 표본이었던 故 작촌 조병희 선생의 아들로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향토문학의 가치를 높이는 문인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15회에 걸쳐 작촌문학상을 수여하고 있다.

‘작촌문학상’은 국제 펜클럽 전북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있는데 3년 전부터는 촉망되는 문인들에게 조정형 회장이 직접 주는 ‘고천예술상’도 함께 시상하여 전북 문학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 연간 상금과 부대비용까지 통합하면 지금까지 5천만 원은 족히 넘은 지 오래며 1억에 치닫고 있어 문학예술인들의 창작활동에 활력을 주고 있다.

다음은 장수 출신 이정만 회장을 빼놓을 수가 없다.

장수 천천이 고향인 이정만 회장은 전라교육사를 운영하며 고향 천천초·중학교에 15년가량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총 5권의 참고서를 전교생들에게 기부해오며 고향 인재 양성에 이바지했으며 현재 전주시 문인협회, 장수문학회 문학상 상금을 후원하고 있다. 또한 이정만 회장은 전주 덕진공원에 세워진 김해강 시인의 비석과 그것을 단죄한다는 단죄비를 천천면 낙은당으로 옮겨 설치했다.

몇 해 전 국회에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제정됐다. 이 문화예술진흥법 제4조에서는 문화예술의 보존과 활용 부문을 신설해 ‘산재 된 문화예술자료의 망실을 막고 체계적 수집, 보존, 활용을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의무를 명시’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이 법률 개정안 소식을 듣는 순간, 우리 전북 예술인들이 소망해 온 노력이 이제야 국가 단위 정책 변화와 맞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 전북은 대한민국 예술의 중심도시라는 자부심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해왔다. 그렇기에 더 늦기 전에 문화예술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경남에서는 몇 해 전 ‘예술은 맘껏, 복지는 한껏’이라는 기치를 내 걸고 예술인 복지 업무를 전담하는 예술인복지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경남을 ‘예술인 복지 선도 주자’ 지역으로 만들자는 결의로 뜨거웠다.

이제 우리 전북도 예술가들이 예술 창작의 기반이자 향유대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예술 활동을 체계적으로 후원하고 지금까지 소외되어온 우리 지방 예술인들이 대한민국 예술의 중심이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 전북의 관(官), 민(民), 예술인(藝術人)들이 문화예술이 번성한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고, 복지국가란 점을 깊이 인식하며 다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안도 <前 전북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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