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중의 북트렌드] <74> 소설 아리랑을 통한 지역사회의 문화 부흥
[조석중의 북트렌드] <74> 소설 아리랑을 통한 지역사회의 문화 부흥
  • 조석중 독서경영 전문가
  • 승인 2023.12.1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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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세계인들이 가장 주목한 단어 ‘챗GPT’는 인공지능 발달과 변화의 시대를 상징한다. 이는 문명의 대전환기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과 해법을 요구한다. 이러한 변화를 삶의 근본 원리로 받아들이며,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살아가는 방법의 중요성,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도 문화적 풍요로움이 새로운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책 읽기’를 통해서 자긍심을 고취하는 지역이 있다. 김제시립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소설 아리랑 함께 읽기>다. 

 지금까지 4회째를 맞이한 <소설 아리랑>함께 읽기다. 소설은 동학농민운동 이후부터 8.15광복까지 전북 김제의 호남평야를 주요 배경으로 한 민족의 수난과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12권에 이르는 대하소설이며, 분량만 해도 총 5,300페이지가 넘는다. 매주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현지답사, 근현대사 역사와 최신 트렌드를 접목한 강연까지 총15주 동안 진행이 되었다. 지금까지 참여한 시민들만 해도 100여 명이 넘는다. 

 함께 읽기는 소설 ‘아리랑’이 담고 있는 식민지 시대의 저항, 투쟁, 승리의 역사를 통해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했다. 김제라는 지역의 공간을 역사적으로 인식하고, 식민지 시대의 역사를 통해, 지적 성장과 깊은 이해를 도모하면서 과거의 역사와 해결하지 못한 것들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실의 담론이 되었고, 앞으로 미래의 과제로 다가왔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활동은 내면의 공허함을 해소하고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다양한 관점을 지닌 타인과의 책 공유는 참여자들의 사고를 확장하고, 사실과 진실을 분별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작년에는 ‘아리랑 필사 릴레이’를 통해서 12권 174장을 김제시장을 비롯한 시의회 의장, 김제시민이 참여해서 직접 원고지에 필사하는 프로젝트를 완료하여 아리랑 문학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책읽기와 함께 현대의 트렌드와 접목하여 역사 전문 교사의 근현대사 특강, 전문 성우가 알려주는 소설 문장 낭독하기, AI를 활용한 소설 이어쓰기, 소설 속 역사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에게 즐거움을 더하면서도 깊이 있는 학습과 체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아리랑을 읽은 시민들은 “김제시민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AI 인공지능의 발달과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문명의 전환기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과 해법을 책을 통해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정서는 더욱 강화된다. 책 읽기와 토론은 자본주의가 줄 수 없는 정신적인 삶을 제공하며, 지역에 대한 인식과 자긍심을 증가시켰다.

  문화적 풍요로움은 지방소멸에 맞서 싸우는 지역사회에 있어 중요한 자산이다. 책읽기가 시민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지역에 대한 깊은 애착과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자긍심과 문화적 풍요로움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도 이바지한다.

 한 권의 책이 삶의 터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힘을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함께 읽기는 지역사회의 큰 문화자산이 될 수 있음을 <소설 아리랑> 읽기에서 교훈을 얻는다.

 

 글 = 조석중 (독서경영 전문가)

 

 소개도서

 《소설 아리랑》 (조정래 지음 /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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