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예술단, 창작음악극 ‘각시바우 사랑’…브랜드 공연 가능성 확인
전주시립예술단, 창작음악극 ‘각시바우 사랑’…브랜드 공연 가능성 확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2.11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시립예술단이 전주설화를 모티프로 선보인 창작음악극 ‘각시바우 사랑’에 많은 관객들이 호응하면서 내년도 브랜드 공연으로써의 제작 가능성을 넓혀 주었다.

 그동안 전주의 이야기와 역사적 인물들을 배경으로 하는 공연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던 전주시립예술단은 이번에 ‘각시바우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연말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전주시립예술단 다목적 홀에서 10회 공연으로 선보여진 이 작품은 1회 평균 관객 110명이 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각시바우 사랑’은 전주시 대성동에 있는 각시바위 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1403년 조선 태종 3년, 원님의 딸 연화낭자와 정판서의 손자 정용은 학이 살아가는 전주 서학동에서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전해진다. 연화가 숲길을 걷던 중 피를 흘리는 학 한 마리가 쓰러져 있었고, 두 사람은 매일 숲에서 만나 학을 보살펴주며 사랑을 키워나갔으나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다. 두 사람의 슬픈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이후 학들이 이곳에 몰려들어 살았다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두 남녀와 집안의 반대라는 익숙한 줄거리임에도 배우들의 찰떡 케미, 극적인 효과와 장치, 예술단의 특성을 살린 국악과 클래식, 한국무용 등을 입혀 입체적인 뮤지컬로 완성돼 객석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소극장의 특성상 4~5미터 안에서 배우들의 호흡과 땀, 연주자들의 현장 반주를 직접 듣고 눈으로 담으며 공연의 감동은 배가 되었다. 연화와 정용으로 분한 조민지, 이건일 배우의 톡톡 튀는 이미지와 극의 중심을 잡아준 할머니 역의 염정숙, 객석을 배꼽 잡게 한 개똥이 역의 최욱로 배우는 물론, 합창단원과 무용수들의 연기도 뛰어났다. 여기에 극의 촘촘한 구성과 소품도 적재적소에 활용해 지나침이 없었고, 대중적인 멜로디에다 절묘한 더하기와 빼기로 여백의 미를 살린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흐트러짐 없는 선율은 작품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

 그 결과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예술단이 연합하여 공연하여 더 완성도 높은 공연이었다”, “좀 더 많은 연합 공연이 있었으면 좋겠다”, “전주에 이렇게 아름다운 설화가 있는지 몰랐고, 다시 공연하면 다시 지인들과 꼭 다시 오겠다”, “연말공연으로 제격이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중장년까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감동을 주는 공연이었다” 등의 리뷰가 있었다. 한 차례 공연을 관람 했던 관객이 감동과 여운이 남아 다시 공연장을 찾는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작품을 쓰고 연출은 맡은 정경선 전주시립극단 사무국장은 “잊혀져가는 전주의 역사는 물론, 전주의 아름다운 설화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후손들의 사명이고, 공연 예술을 통해 좀 더 친숙하게 시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설명했다.

 박현영 전주시립예술단 사업소장은 “시립예술단의 장점을 최대화하여 네 개단의 단원들이 유닛 형태로 참여하여 소규모극으로 작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작품의 스케일을 넓히고, 시·청각적인 퍼포먼스를 보완해 내년에는 ‘전주시립예술단 브랜드 공연’으로 확장시켜 수준 있고 품격 있는 전주의 대표공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