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아의 깨금발 학교] <69> 각자의 속도대로
[김진아의 깨금발 학교] <69> 각자의 속도대로
  • 김진아 완주 복합문화지구 누에 단장, 전주기전대학 겸임교수
  • 승인 2023.12.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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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축제’ 가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올해 처음 진행된 행사를 통하여 전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엿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질문과 고민을 남겼다.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며 ‘나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나’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유연함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부드럽고 연하다는 뜻으로 잘 구부러진다는 말이다. 유연하면 넓은 시야와 생각의 깊이가 확장된다. 유연한 사고는 생각의 범위를 확장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화예술교육은 유연한 관계망 속에서 새로움이 싹트는 것이다. 말랑말랑한 시선과 태도로 문화예술교육을 바라봐주었으면 한다. 유연한 사고는 사람들의 형편이 모두 다르다는 것에 머무른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대하는 아이들의 경험과 어른들의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보다 예술적 감성을 자극하며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반면, 어른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단순체험이나 기능 위주의 문화 취미 활동 프로그램에 치우쳐 있다. 실제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어른들은 공예, 생활취미, 만들기 등의 수업이 인기가 많다.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과정중심, 경험중심의 가치 철학을 적용하기에 아이들과 어른들의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낯선 환경을 한꺼번에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들의(어른들) 속도감을 파악하고 어른들이 일상적이고 창의적인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 격차를 솔직하게 인정한다.

수도권의 환경과 평가 잣대를 지역에 동일하게 가져오면 안된다. 지역의 속도감을 유연하게 인정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수도권과 지방을 출발선에 똑같이 세워두고, 동등한 조건의 공평한 경쟁이라고 규정해서는 안된다. 문화예술교육은 어른, 아이, 서울, 지방, 성별, 장애 등에 제한받지 않고, 각각의 형편에 맞는 유연한 가치 철학과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면 무엇보다 좋은 건강한 처방이 아닐까 싶다.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문화예술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꿈꾸는 문화예술교육이 곳곳에서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 김진아(완주 복합문화지구 누에 단장, 전주기전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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