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를 찾아가는 술 이야기 <57> 술에 어울리는 최고의 안주는 산소였다(下)
새로운 문화를 찾아가는 술 이야기 <57> 술에 어울리는 최고의 안주는 산소였다(下)
  • 이강희 작가
  • 승인 2023.12.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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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화를 찾아가는 술이야기
새로운 문화를 찾아가는 술이야기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CH3CHO 또는 C2H4O)를 체내에서 없애는 과정은 산소가 필수적이지만 부족할 경우 체내에서는 두통과 구토가 일어날 수 있다. 바로 숙취라고 불리는 현상의 증상이다. 결과적으로 숙취는 산소 부족으로 분해되지 않은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서 잔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음주와 산소의 관계성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고 음주를 통해 유입되는 알코올의 양이 많을수록 체내의 혈중산소포화도(혈액에 포함된 산소의 농도)는 점점 떨어진다는 결과를 얻게 됐다. 알코올 분해를 위해 산소가 소모되는 거다.

산소포화도가 낮아지면서 뇌파의 활동도 둔화한다. 그래서 음주로 체내에 유입되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질수록 소모되는 산소의 양이 많아져 체내의 산소의 포화도가 낮아진다. 이에 신체 활동력이 떨어지고 긴장이 완화되며 눈이 감기는 것이다. 이처럼 음주는 체내에서 해독과 분해를 위해 산소사용량이 증가시키고 체내 산소포화도를 낮춘다. 이런 이유로 음주 중이나 음주 후 잠을 잘 때에 산소흡입을 많이 하는 게 숙취 예방에 좋다. 잠을 자더라는 간에서는 체내에 유입된 알코올을 모두 분해하고 해독할 때까지 계속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음주 후에 잠을 잘 때에는 창문을 열고 자거나 야외에서 자는 게 조금은 유리하다. 야외 중에서도 모래사장이 펼쳐진 바다보다는 나무가 내 뿜는 산소가 많은 숲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숙취에 시달리지 않는 비법이 될 수도 있다. 압력이 거의 일정한 상태에서 산소의 포화도가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산소를 내뿜는 나무나 풀이 많은 숲에서는 일시적으로 산소의 양이 많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인 빗방울은 하늘에서 시작해 지상에 닿을 때까지 공기의 다양한 기체(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등)와 접하게 된다. 따라서 빗물은 지표에 있는 강, 개울, 호수와 같은 땅윗물보다 용존산소량이 많을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이 글을 읽고 비 오는 날 숲속에서 술을 마시려는 주당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 한마디만 덧붙여 말하자면 주당의 특성상 술을 적당량 마시기보다는 취할 때까지 마시기 때문에 숙취가 덜한 곳에 간다고 술을 적게 마시는 게 아닐 것이다. 오히려 술이 빨리 깨거나 숙취가 덜해 술을 더 마실 수도 있다. 이런 행동은 우리 몸에 너무나도 해롭다. 그러니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음주량을 지키는 게 항상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을 듯하다.

 

글 = 이강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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