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03> 배꼽인사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03> 배꼽인사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승인 2023.11.30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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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미국 기상학자가 만든 말이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기후 용어였으나 인문·사회과학에까지 수용되었다. 나비가 일으키는 작은 바람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폭풍이 된다는 것이다.

풍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 땅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작은 바람 하나와 물결을 살핌으로써 그 땅의 운명과 미래를 엿보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8월 ‘사고’를 친 ‘새만금잼버리’가 일으킨 미풍은 어떤 폭풍이 될까?

재정자립도!

지방자치단체가 지출하는 예산을 차지하는 지방세와 세외지방세원을 말한다. 자립도가 낮을수록 가난한 지자체이다. 지방소멸위기 1순위이다. 해당 지자체의 곳간을 볼 수 있는 간단한 지표이다. 순위를 따지면 서울이 서울 1위, 2위 경기, 3위 세종시이다. 꼴찌가 전북이다. 그런데 도청청사와 지사실은 얼마나 큰가! ‘새만금잼버리실패’를 따지는 국정 감사에서 도지사는 잘못이 없다고 국회의원들에게 안광을 발한다. 전북과 전북의 공무원은 책임이 없는가?

시·군은 어떠한가? 전주, 완주, 군산 순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반면, 진안, 장수, 순창 순으로 자립도 낮다. 진안이 꼴등이다. 재정자립도가 7%도 안 되는 곳들이다. 공무원 인건비도 감당할 수 없는 곳들이다. ‘밥값도 못하는 지자체’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다. 아니, 반발해서는 안 된다.

배꼽인사!

두 손을 배꼽 언저리에 모으고 허리를 굽혀서 하는 인사를 말한다. 전통적인 우리 인사방법이 아니다. 롯데창업자 신격호 회장이 한국의 롯데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도입한 것이다. 이후 모든 A급 기업이나 서비스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유치원생에게까지 보급된다. 유치원 아이들이 배꼽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 한없이 귀엽다. 나도 배꼽인사로 맞절한다. 그날 하루가 즐겁다.

공무원직을 택한 것은 그것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러한 선택을 한 것이리라. 필자 역시 ‘학자’니 ‘교수’니 하는 거창한 ‘소명’보다는 먹고사는 방법으로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직업을 택했다. 그렇지만 일단, 어떤 직업이 정해지면(예컨대, 공무원·교수·성직자...) 그 직업이 요구하는 윤리와 책무에 충실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필자도 그렇게 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공무원들이 더욱 겸손(humility)하고, 친절(kindness)하고, 고객의 민원에 참을성(patience)을 가져야 한다.

필자는 순창 사는 동네일로 순창군에 민원들을 제기하였다. 마을 주민의 재산권과 거주권 침해 때문이다(전임 황모 군수 시절 발생). 직접 전화로 민원을 제기할라치면 ‘담당자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어서 채근하면 ‘연차 냈다’, ‘교육 갔다’, ‘외근이다’ 순이다. 우편 민원을 제기하면 답신은 알맹이 없는 ‘공무원체’ 특유의 답신이 온다. 불쾌한 경험을 근거로 필자가 관여한 ‘지방소멸대응기금배분’ 평가 활동 종료 후 다음과 같은 의견서를 유관 기관에 제출하였다.

“지자체 공무원들의 관료주의·탁상행정을 지양시킬 사업안이 필요합니다. 농어촌 인구는 감소하는데 지자체 공무원 수는 증가하는 문제를 정리해야 합니다. 타 시·도 전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토착 세력화가 우려됩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의 친절 서비스 교육이 필요합니다. 공무원들의 사무실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 근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재정자립도 꼴찌인 전북과 하위 시군들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부흥 이전에 연명이라도 하려면!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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