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문화예술 중심도시 전북을 꿈꾼다
세계적인 문화예술 중심도시 전북을 꿈꾼다
  • 황호진 전북대 특임교수
  • 승인 2023.11.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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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진 전북대 특임교수/前전북교육청 부교육감<br>
황호진 전북대 특임교수/前전북교육청 부교육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강국을 꿈꾸었던 김구 선생의 명언으로, BTS가 시상식에서 인용한 말이다. BTS는 음악을 통해 전 세계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예술의 도시’하면 우리들은 뉴욕이나 파리를 떠올린다. 앞으로는 ‘예술의 도시’하면 세계인들이 전주 또는 전북을 떠올리게 하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 콧대 높은 파리에서 프랑스 젊은이 수천 명이 한국어로 떼창하는 것을 상상이나 했는가? 하지만 이제 뉴욕, 런던에서 한국어 떼창을 해도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전북의 풍성한 전통문화 자산과 문화예술 DNA

우리의 전통문화 자산은 다채롭고 풍성하다. 판소리의 경우 동편제의 본고장이면서 서편제 창시자를 배출했고, 이를 집대성한 신재효 역시 전북 사람이다. 민요도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가장 성행했던 전라도농악의 뿌리는 모두 전북이다. 가야금산조 등 모든 산조는 전북 출신들이 주도했다. 한편 전라감영의 통인청 대사습놀이를 중심으로 전통예술인들을 지속하여 발굴해 왔다.

BTS를 배출한 설립자 역시 전북이 연고지이다. 우리는 그만큼 다양하고 심층적인 문화예술 DNA를 가지고 있다. 이토록 풍성한 전통문화 자산과 DNA를 가지고 있는 전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문화예술’이다.

문화예술의 세계적 중심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공간과 시스템이다. 공간에는 물리적 공간과 경제적 공간이 있고, 시스템에는 장르별 후속세대 양성과 체계적 인재발굴 노력이 있다.

우선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을 마련하자. 현재 원도심과 농어촌 학교의 학생수는 급감하고 교육의 질은 낮아지고 있다. 남아도는 건물을 지자체와 함께 리모델링하여 장르별 예술인들에게 제공하자. 필자가 심층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제안한 학교복합시설이다. 예술인촌은 비율을 정해 지역 예술인과 지역외 예술인들에게 배정한다.

같은 장르의 예술인들이 국내·외에서 모여들면 상호 자극과 시너지가 엄청날 것이다. 불 꺼지지 않는 건물들은 도시재생과 활성화에 중요한 매개가 된다. 예술인들은 작업실 등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예술지도를 한다. 학생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진로를 개발하고, 효과적인 인성지도가 함께 이루어진다.

예술인들에게 가난은 숙명인가? 수많은 공연과 전시 중 상당수는 무료이다. 생존이 문제되는 예술인에게 재능기부를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모든 공연과 전시를 유료화하되, 학생 등 도민들에게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증 등을 통해 바우처를 제공한다. 행사 후 바우처를 정산하면 예술인들이 끼니 걱정 없이 창작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예술인 후속세대 양성 및 인재발굴의 체계화

장르별 예술인 후속세대를 양성하자. 국악의 본고장 전북에서 국악 후속세대조차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 도립학생국악원 등을 설립하고, 장르별로 권위 있는 경연대회를 운영한다. 공정성이 담보되는 전국대회를 만들고, 입상자는 경력관리를 통해 출세가 보장되도록 하자.

전북은 지역생존과 발전 전략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전북은 내년 지방교부세의 대폭 감액에 따라 심각한 경제한파가 우려된다.

내재적 발전전략으로 문화예술의 부흥과 융성을 제안한다. 풍성한 전통문화 자산과 현대의 창조적 융합을 통해 대중음악·드라마 등 대중문화예술과 함께 공연예술, 시각예술, 어문예술 등이 대폭발하는 세계의 문화예술 중심도시 전북을 만들자.

아울러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뛰어넘어 전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랜드마크 공연장을 전북에 하나쯤 만들어내자!

황호진 <전북대 특임교수/前전북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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