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시인의 평론집 ‘서로의 표정이라서(천년의시작·2만4,000원)’이 나왔다.
이 평론집은 시인 문신에게 있어서 시를 창작하는 일 이전에 시에 대한 절실한 사랑이 있었음을 고백하는 항의서이다.
문신은 말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갈구하며 밤마다 쓰는 편지의 최후를 상상할 수 있다면, 나의 비평이 맞이하게 될 아침의 표정을 떠올리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끝까지 믿는 일보다 더 큰 사랑은 없을 것이다. ‘서로의 표정이라서’에는 비평에 대한 그의 확고한 믿음이 있다. 그의 간절한 믿음은 “비평이 문학을 커다란 악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데까지 나아간다. 문신이 나아간 지점까지 따라가 보는 일이, 읽는 이들에게 유의미한 울림을 전한다.
문신 시인은 2004년 세계일보와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물가죽 북’, ‘곁을 주는 일’,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이 있으며, 동시집 ‘바람이 눈을 빛내고 있었어’가 있다. 장편 동화로는 ‘그림자 사냥꾼’, ‘롱브릿지 숲의 비밀’을 냈고, 평론집 ‘자기의 타인들’ 등이 있다.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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