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찬섭 개인전 ‘달빛에 젖은 정(情)’…따뜻한 마음과 은은한 미소가 전해지는 돌조각
소찬섭 개인전 ‘달빛에 젖은 정(情)’…따뜻한 마음과 은은한 미소가 전해지는 돌조각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1.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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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찬섭, 내려온 달 I, 2023, 대리석, 29x29x68cm<br>
소찬섭, 내려온 달 I, 2023, 대리석, 29x29x68cm
소찬섭, 기도, 2023, 대리석, 29x29x73cm<br>
소찬섭, 기도, 2023, 대리석, 29x29x73cm
소찬섭, 귀갓길, 2023, 대리석, 60x20x29cm<br>
소찬섭, 귀갓길, 2023, 대리석, 60x20x29cm
소찬섭, 웅크린 자리Ⅱ, 2023, 대리석, 30x20x49cm<br>
소찬섭, 웅크린 자리Ⅱ, 2023, 대리석, 30x20x49cm
소찬섭, 웅크린 자리Ⅰ, 2023, 대리석, 60x20x29cm<br>
소찬섭, 웅크린 자리Ⅰ, 2023, 대리석, 60x20x29cm
소찬섭, 내려온 달 I, 2023, 대리석, 29x29x68cm<br>
소찬섭, 내려온 달 I, 2023, 대리석, 29x29x68cm

 현란한 현대미술 판에서 돌조각을 하는 작가가 드문 현실 속에 지금도 우직하게 육중한 화강석을 나르고, 자르고, 갈아내는 힘겨운 노동을 고집하는 이가 있다. 돌을 깎는 작가 소찬섭이다.

 그가 이번에는 ‘달빛에 젖은 정(情)’을 주제로 꺼내들었다. 전시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스페이스에서 열리고, 12월 7일부터 20일까지 우진문화공간으로 2차 전시를 이어간다.

 소 작가는 그동안 돌이나 나무를 소재로 작가의 심상을 적극적으로 투영한 조각 작품을 선보여 왔다. 동시대 조각의 경향이 소재와 해석의 측면에서 폭과 다양성이 놀랍도록 넓어진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그는 여전히 고전적인 재료와 방법을 버리지 않는다. 이는 바로 소찬섭 작가에게는 석조와 목조가 그만의 심상을 담아내기 적합한 조형언어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달빛에 젖은 정(情)’에서는 ‘달’이라는 정서를 빌려온 석조 작품들을 선보인다. 미술평론가 문리는 이러한 소찬섭 작가의 조각을 두고 “인간과 자연, 사랑과 꿈, 우수와 고독들을 담은 체험적 실체이자 총체적 상징”이라 해석한다. 인간이 염원하는 마음으로 달을 바라보는 시선에 착안해 작가의 작품을 해석한 것이다.

 작가가 끌어낸 형상은 달을 품고 있기도 하고, 달이 가슴에 떠오르기도 하고, 달이 어깨에 걸려 있기도 하고, 달이 얼굴이 되기도 한다. 그 모습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투박한 돌이라고 믿기지 않을 유려한 인체의 흔적을 드러낸다. 부드러운 형상 안에 은은한 미소와 따뜻한 온기가 깃들어 있다. 묵직한 울림을 받든 사람들은 그의 작품 앞에서 자연스레 명상의 시간으로 빠져들게 된다.

 소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20대 때 꿈꾸었던 작가의 길이 소위 말하는 부귀영화와는 거리가 있었기에 그렇게 꾸역꾸역 애잔하게 버티며 만져 온 시간 속 내 자신이 사뭇 대견하게도 느껴진다”면서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죽기 전에 다섯 번만 더 하련다”고 위트 있는 소감을 남겼다.

 소 작가는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이며, 이외에 ‘한·중 조각 교류전’, ‘탄소와 예술 유기적 집합전’ 등 다수의 단체전·기획전에 참여했다.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강사, 온고을 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건지회, 아띠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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