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큰 별’ 지다…임병찬 전 전북도민일보 사장 별세
‘언론계 큰 별’ 지다…임병찬 전 전북도민일보 사장 별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1.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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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서 출발, 경영자로 50여 년 언론계 산 증인
임병찬 전 전북도민일보 사장

전북 언론의 거목 임병찬 전 전북도민일보 사장이 21일 밤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6년 전북 진안에서 출생한 고인은 신문과 방송, 두 영역에서 반세기를 언론인으로 살아온 시대의 증언자다. 그의 발자취는 전북의 역사나 다름없다.

고인은 전주북중학교와 전주고, 고려대 문리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전쟁의 비극으로 가세가 급격하게 기울어 고교 때부터 식구들의 생활비까지 벌며 독하게 공부했다. 청년 시절에는 국회의원 후보 찬조연설, 공사판 노동일, 취로사업 공사장 감독 등을 맡아 절박한 생활고를 해결하기도 했다.

1965년 전주MBC에 입사한 고인은 평기자 시절엔 특종 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곰티재 대형교통사고(1966년), 이리역 열차 폭발사고(1977년) 등 유례없는 대형 참사의 현장에 있었다. 전주MBC 중역을 거쳐 여수MBC 사장과 다시 전주MBC 사장을 역임하는 등 언론인 CEO로도 활동했다. 1995년 6월 전북도민일보 사장으로 취임해 2015년 3월 31일 퇴임까지 본보의 위상을 높이고 반석 위에 올렸다.

고인은 낙후되고 가난한 전북의 현실에 맞서 균형발전의 철학과 신념을 설파했다. 지난 2004년 1월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로 취임한 후 2022년 이임까지 전북현안을 위해서라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최전방에 나섰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지역 차별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새만금사업 지속 추진, 태권도원 유치, 새만금 특별법 제정, LH 투쟁,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등 전북의 굵직한 현안마다 투쟁의 역사를 함께했다.

지독한 가난의 삶을 살았던 고인은 그늘진 곳에도 늘 마음을 썼다. 고인은 장애인먼저전북실천협의회장, 전라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적십자사 전라북도지사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학창시절 자신이 받은 장학금 은혜를 되돌려 주기 위해 1986년부터 30년 가까이 사재를 털어 후배들에게 장학으로 마음을 나눴다. 고인의 장학금을 받았던 청년들은 아호를 딴 ‘의송회(議松會)’를 만들어 ‘장학금 릴레이’에 나서며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5호실(23일부터 특1실 이실). 유족으로 부인 유정자 여사와 임승환(YTN라디오센터장)·성기(카카오페이 부사장)·태환(전북은행 부지점장)씨 등 3형제가 있으며 발인은 오는 24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임실 선영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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