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영농폐기물’, 제 때 수거ㆍ처리해야
방치된 ‘영농폐기물’, 제 때 수거ㆍ처리해야
  •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 승인 2023.11.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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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지난 주말 텃밭에 심어 놓았던 배추와 무를 뽑았다. 김장에 쓰려고 애지중지 키운 덕분에 작년보다 실하게 잘 컸다.

 12월초 김장때 까지 잘 자라기만을 바라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요즘 들어 갑자기 뚝 떨어진 영하의 초겨울 날씨 때문에 죄다 얼어 버렸다. 미처 보온조치를 제때 해 주지 못한 필자의 게으름이 후회로 남는 순간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다 뽑아 버릴 수밖에 없었다. 배추와 무 부산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어디 그 뿐인가. 주말농장도 끝물이나 보니 여름작물에 많이 사용했던 각종 지주대도 따로 챙겨야 했고 까만 멀칭 비닐도 일일이 걷어내야 했다.

 10평 밖에 되지 않는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영농폐기물이 제법 됐다. 일반적으로 영농폐기물은 ‘영농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일컫는다.

 고추·토마토·가지 등의 작물을 지주대에 고정하는 끈에서부터 오이·호박 등의 재배에 사용되는 그물망, 시설하우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고설재배용 스티로폼 구조물과 점적관수용 호스 등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특히 한해 수확이 마무리되는 요즘 우리 농촌의 들판은 영농폐기물로 몸살을 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농촌현장의 농민들에게 영농폐기물은 ‘처치 곤란 애물단지’ 그 자체다. 그러다보니 수확이 끝난 농촌현장에서 고춧대나 콩대 등 영농 부산물의 불법 소각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불법소각이나 매립으로 인해 토양이나 대기,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영농폐기물의 제때 수거 및 올바른 처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에 각 지자체나 농협에서는 영농폐기물 집중 수거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마을별로 설치된 영농폐기물 공동집하장을 적극 이용하도록 하고 올바른 배출방법을 홍보하면서 말이다. 이제 올해 농사가 마무리 되어 간다. 진정한 농사의 마무리는 ‘영농폐기물 제 때 수거ㆍ처리’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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