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과 우주는 비어 있다
나의 몸과 우주는 비어 있다
  • 김동수 시인, 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 승인 2023.11.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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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br>
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

세상의 모든 물체는 수없이 많은 원자(原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미립자인데, 이 원자 안에는 원자핵과 전자가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돌면서 어떤 때는 입자(粒子)가 되어 나타났다가, 어떤 때는 파동(波動)이 되어 사라지는 이중 구조의 불확정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불교의 색즉시공(色卽是空)과 노자의 유무상생(有無相生)과도 같은 맥락으로 세상은 ‘진공묘유(眞空妙有)’, 곧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묘한 것(에너지)으로 가득 차 그것이 물질로도 전환되는 양자 역학의 세계라는 것이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원자의 크기를 부산시 전체의 크기라 할 것 같으면 그 속에 농구공 하나의 크기가 핵과 전자이다. 그래서 원자의 속은 텅 비어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 인간의 몸도 텅 비어 있다. 비록 피부와 근육과 딱딱한 뼈가 만져진다 해도 인간과 우주는 사실 텅텅 빈 존재이다. -김상욱, ‘양자 공부’에서

 

 마음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간의 마음에는 결코 기계로 측량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데 양자(量子) 역학은 이러한 인간의 의식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이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몸의 세포(DNA)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에 우리 자신을 맡겨 그 느낌이 현실이 되도록 외부 세계와 감정의 파장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하면 우리가 구사하고 염원하는 긍정적 언어들이 우리들 마음속에서 바라는 기적을 현실의 공간으로 안내해 주게 될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상상의 산물이다. 인간의 몸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아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 인생사는 우연의 연속이 아니다. 짧게 보면 우연인 것 같지만 길게 보면 필연의 결과들이다.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치유, 평화, 창조, 성취의 열쇠는 우리가 현실 안의 모든 것과 얼마나 긍정적으로 깊게 관련(관심, 참여)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우리의 의식과 인식의 힘이 결국 그 ‘무엇’을 창조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 창조자들이다. 이것이 우주가 우리에게 주는 응답이다. 우리 모두는 그 신비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광대한 우주의 에너지장(場) 속에 놓여 있다. 이 에너지장이 우주를 하나로 잇는 미시적이고도 강력한 양자역학의 메커니즘 속에 놓여 있다.

참새목에 속하는 희귀한 철새인 울새가 있다. 그런데 울새의 길 찾는 방법이 매우 특이하다. 울새는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세기를 감지하는 자기 수용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처럼 지형지물을 보고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다. 다른 철새처럼 밤하늘 별의 모양을 추적하지도 않는다. 체내에 내장된 방향감각을 이용해서 아주 작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방법으로 방향정보를 이끌어낸다. 일종의 생화학적 나침판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울새가 양자얽힘(시공간을 초월하는 비국소성)을 이용해서 길을 찾는다는 실험적 증거를 제시하는 논문이 네이처에 실리면서 양자생물학이 시작되었다.

인간에게는 침묵처럼 여겨지는 것에서 소리를 듣고, 어둠처럼 보이는 것에서 색깔을 보는 동물들이 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이처럼 자기의 감각 범위 안에서만 세계의 일부를 감지할 뿐이다.

울새가 지구의 자기장으로 방향을 잡아 날아가듯, 인간도 우리의 감정과 느낌과 기도와 믿음의 메서지(파장, 空)를 의식에게 보내는 매 순간, 그것들이 우리 몸과 삶의 현실 속으로 들어와 미래의 꿈을 현실의 사실(입자, 色)로 만드는 기적을 이루어낸다.

인간도 하나의 소우주이기에 우주 만물이 하나라는 전일적(全一的) 세계관에서 우리의 DNA와 감정 또한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시공간의 경계를 초월하기에 그 영향력은 거리에 관계없이 동일하다. 우주의 만물이 양자역학적 순환을 계속하고 있기에 일체가 우리의 마음에서 비롯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세계가 아닌가 한다.

김동수 <시인, 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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