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전산망 먹통 사태, 디지털 강국 맞나
행정 전산망 먹통 사태, 디지털 강국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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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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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는 행정전산망이 먹통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동안 시민들은 주민등록등·초본 등 민원서류가 발급되지 않아 큰 혼란과 불편을 겪어야 했다. 확인결과 일부 네트워킹 장비 이상이 원인이었다고하니 디지털 강국이 무색해 졌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8시45분께부터 전국 시군구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 통합로그인 인증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때문에 전주시 등 도내 지자체 읍면동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해당 공무원들이 행정시스템에 로그인할 수 없게 되면서 주민등록등본 발급 등 기본적인 민원서류 발급 업무가 중단됐다.

행정기관 민원창구에서는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민원담당 공무원들은 상황을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일선 행정복지센터 등에는 전산망 오류로 민원서류 발급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나붙어 있었고 민원실을 찾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더구나 먹통이 된 행정전산망이 언제 복구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어 민원담당 공무원이나 민원인이나 황당하긴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혼란과 불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민등록등·초본 발급이 시급한 상황에서 제때 기본적인 민원 서류를 갖추지 못해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향후 민원서류 발급 중단과 관련된 시민들의 행정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행안부는 지방행정시스템과 관련한 모든 정보 시스템의 세밀한 점검 결과 인증 시스템 일부인 네트워킹 장비에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튿날 장비 교체와 안정화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지털 강국임을 내세우면서 국민생활과 직결된 지방행정전산망의 오류로 민원서류 발급이 먹통이 되는 사태가 초래될 정도로 관리 체계가 허술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설령 오류가 발생했더라도 즉각적인 복구와 대체가 가능한 백업시스템도 없었단 말인가.

일단 복구는 됐으나 국민적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사태 책임에 대한 문책과 함께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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