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이겨내고 오른 산의 정상. 겨울 산행의 메카로 알려진 무주 덕유산에 오르니 백두대간의 근육질 능선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초겨울의 추위가 찾아오고 산간 지역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고산지대에 일찌감치 상고대가 형성됐다. 신의 작품인 듯, 그 신비롭고도 경이로운 상고대의 품 안에 몸과 마음을 누인다. 푸른 하늘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은빛의 왕국 속에선 마치 세상의 중심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전북 무주와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에 걸쳐있는 덕유산은 이름 그대로 후덕하고 너그럽다는 뜻이다. 내년부터 ‘전북특별자치도’로 이름이 바뀌는 전북도는 인구소멸과 지역위기, 정책소외 등 안팎의 위기를 바로 이 ‘덕(德)’의 힘으로 극복할 것이다. 선사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 전북도민의 삶 속에 녹아든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자원이 이를 증명해 보일 것이다. 전북도민일보 창간 35주년을 맞은 오늘, 덕유산 정상에 올라 탁 트인 풍경을 함께 조망하자.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저 태양을 항해 전북의 꿈이 비상하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껴보자.
글 = 김미진 기자, 사진=김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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