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미래다] 지역·대학 손잡고 인구소멸 위기 극복 ‘재도약’
[지역이 미래다] 지역·대학 손잡고 인구소멸 위기 극복 ‘재도약’
  • 남원=양준천 기자
  • 승인 2023.1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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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글로컬 캠퍼스 설립
폐교 서남대 유휴캠퍼스 전북대 남원 글로컬 캠퍼스로 재탄생
폐교 서남대 유휴캠퍼스 전북대 남원 글로컬 캠퍼스로 재탄생

“벚꽃이 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대학가를 떠돌던 이 ‘벚꽃엔딩’ 상용구는 더 이상 뜬소문이 아닌 지방대의 슬픈 현실이 됐다.

 바로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 등 존립위기에 봉착해있는 대학가 곡소리를 반영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18년도부터 재정지원을 토대로 대학 정원감소를 유도했던 교육부 중심의 대학혁신지원 사업을 접고 혁신에 나서는 지방대를 선정,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을 지난 4월에 발표했다.

세계화를 뜻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화를 뜻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인 글로컬 사업은 교육부가 2026년까지 비수도권의 지방대 30곳을 지정해 1개교당 5년간 1000억여 원을 지원하는 파격적 정책으로 망해가는 지방대에게 동아줄이 되는 사업이다.

이에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난 13일 ‘글로컬대학30’ 본지정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예비지정을 통과한 15곳의 대학 중 최종 10개 대학을 선정한 바 전북대학교가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는 ‘글로컬대학30’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전북대가 제출한 계획은 지역과 대학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북과 지역대학을 미래, 세계로 이끄는 플래그십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으로 특별히 그 중심에는 폐교된 남원 서남대 재생이 포함돼있었다.

이에 따라 지역과 공존·상생하는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의 낭보가 남원에 날아들었다. 그 소식을 소개한다.

# 사학비리로 얼룩진 서남대, 눈물의 강제폐교, 대학폐교에 따른 지역경제 직격탄

서남대학교는 1991년 낙후된 지리산권 개발과 영·호남의 화합을 위해 중·소도시인 남원에 설립된 지역의 유일한 대학이었다.

그러나 설립자의 교비횡령과 회계 및 학사관리의 부정, 학생 충원률 문제 등으로 교육부에 의해 2018년 2월 28일 강제폐교됐다.

지역내 대학폐교는 교육기능· 연구기능·봉사기능의 소멸과 학생·교직원·대학의 지출소멸, 문화시설·교육시설의 소멸로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지역소득의 영향, 지역고용시장의 영향, 지가의 영향, 기술이전의 영향 등 지역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서남대학교 폐교는 남원지역의 많은 영향을 끼쳤다.

폐교 직후 교수와 직원 300여 명이 실직했고 주변상가 40개중 35개는 폐업, 학생들의 주거지였던 원룸은 58개중 30개소가 폐업하고 남아있던 원룸 조차 주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대학알리미 공시정보, 통계청(가계동향조사, 2018), 서남대 문제해결을 위한 긴급대책협의회(2013)등에 따르면, 서남대학교 폐교로 인한 남원시의 연간소득감소는 직접소득 감소액과 간접소득 감소액, 유도소득 감소액을 합한, 약 260억~344억으로 추산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는 계속 줄고있는 추세다.

지난 9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인구위기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2022년 538만900명이었던 학령인구가 2040년 268만명으로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정처의 전망치는 통계청이 2021년 내놓은 중위추계(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보다 비관적이다.

게다가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말 발표한 ‘인구변동과 미래전망: 지방대학 분야’ 보고서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로 2042~2046년 국내 대학 385개 중 49.4%만 살아남고 나머지 195개 학교는 사라진다. 결론적으로 25년 뒤에는 절반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미 20여개의 대학은 폐교가 이뤄졌다. 대학폐교는 이렇듯 남원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폐교 서남대 유휴캠퍼스 전북대 남원 글로컬 캠퍼스로 재탄생
폐교 서남대 유휴캠퍼스 전북대 남원 글로컬 캠퍼스로 재탄생

# 글로컬 대학 30 도전장 내민 남원시, 해법 찾았다.

남원시의 끊임없는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에서 지방대학에 대한 혁신안이 발표되면서 그 과제를 풀 기회가 생겼다.

바로 전북대와 함께 서남대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던 시기에 정부의 굵직한 ‘글로컬대학30’이라는 대학정책 발표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이에 따라 글로컬대학30의 지향점 중 하나인 대학과 지역의 강한 결합, 그로인한 지역사회 동력 확보 등 전북대와 남원시의 협력관계를 실현할 수 있는 목표가 됐다.

후보시절부터 폐교 서남대 활용에 사활을 걸어왔고,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과 외국인 유학생 한국어학당 유치가 민선 8기 공약사업 일환이기도 했던 최경식 시장은 이러한 필연적인 상황을 전북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글로컬대학30에 서남대 폐교 문제 해소 과제를 담고 정부와 국회 전방위로 뛰었고 불편한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만나고 또 만나고 도전했다.

그렇게 전북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폐교 지방대학을 활용한 지역재생 모델을 제시, 큰 주목을 받아 지난 6월 예비지정 대학에 이어 본 지정에 이르게 됐다.

# 전북대 글로컬대학 30, 남원에서의 의미

그러한 불굴의 의지로 노력한 끝에 최근 전북대 글로컬대학 30이 선정되면서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폐교서남대학교 남원캠퍼스가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로 탈바꿈할 길이 열렸다.

남원시와 전북대의 관계가 남다르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지역과 대학이 폐교된 대학의 문제를 혁신과제로 삼아서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과 이것이 지역과 상생하는 핵심요인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된 전북대도 남원시와 협력을 통해 서남대 캠퍼스 재생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전북대의 ‘글로컬대학30’ 본지정 실행계획서 내용에는 △폐교 서남대 활용한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366억원) △수요자 맞춤형 한국어학당 운영(124억원) △남원 특화산업(판소리, 코스메틱, 전통목기, 드론 등)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공간 조성(114억원)이 담겼다.

이에 남원시는 폐교 캠퍼스 활용 마스터플랜 수립 부문을 통해 366억원을 들여 폐교된 서남대를 재생하는 것으로 방치되다시피한 서남대 캠퍼스를 교육이 가능한 최적 상태로 바꿀 계획이다.

그 일환에서 교육연구용역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타운 영역, 지역민 개방영역과 행정복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2024년에 우리시에서 서남대 부지 매입 후 기재부 소유부지와 교환과정 거쳐 교육부로 관리전환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 2025년에서 2026년까지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교육환경평가 추진을 거쳐 2027년에 교육부로부터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 승인을 받는다는 구상이다.

한편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에는 △외국인 학생의 관심과 수요가 높은 K-컬쳐, K-커머스, K-과학기술 3개 학부를 신설해 학부당 100명씩 모집하여 1,200명의 유학생을 유치하고 △외국인(학생, 산업인력 등) 대상으로 취업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여 지역 정착 유도할 수 있는 한국어학당 운영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타운을 조성하여 남원 특화산업 분야 기업·연구소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창업 복합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내년에 205억원 정도의 서남대 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놓았다. 시의회 확정만 기다리고 있는 중에 있다”면서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가 설립되면 외국인 학부생을 비롯해 산업인력, 창업 입주기업 등 2,000여 명의 관계인구 유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남원지역의 정주·생활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최경식 남원시장

■최경식 남원시장 “전북대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 파트너 역할 최선”

 “이번 전북대 글로컬대학 30 선정의 가장 큰 수혜는 우리 남원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역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남원에 주어져 정말 가슴이 벅찹니다. 후보시절부터 폐교 서남대를 어떻게 재생시킬까 고민해오고, 민선 8기 공약에도 포함시켰던 저로써는 서남대 문제가 이렇게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정말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폐교됐던 서남대학교 남원캠퍼스가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기쁩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내용이 담긴 전북대 글로컬대학30 사업이 교육부에서 최종 확정된 부분에 대해 이같이 벅찬 감정을 드러내며, 전북대학교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을 환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 시장은 “서남대 폐교 이후 지역침체의 고통과 많은 상실감에 빠져 있던 시민 여러분께 서남대 재생이 담긴 희소식을 전하게 돼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남원 글로컬캠퍼스 설립내용이 담긴 전북대 글로컬대학30 사업확정으로 지역생태계 복원과 청년들을 돌아오게 하는 지역 활력이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남원시는 전북대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을 위해 든든한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남원시는 내년 초 서남대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대학협력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학과 함께 지역사회 문제를 해소하고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글로컬 캠퍼스 설립 이후 드론과 도심항공교통 관련 학과 추가 신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 그는 “스마트팜이나 반도체 등 미래교육과 관련된 학과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끔 돼있다”며 “그런 만큼 사업 계획서에도 포함돼있지만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행정력 집중은 물론 차후에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원 글로컬 캠퍼스가 설립되면 외국인 학부생을 비롯해 산업인력과 창업 입주기업 등 2천여 명의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 남원시에서는 대학과 동반성장의 목표를 넘어 전라북도 동부권의 중추도시로 거듭나고 글로컬대학이 지향하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전북대 남원 글로컬캠퍼스가 완성되도록 역량을 더 결집하고, 협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원=양준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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