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01> 선산 팔아먹은 후손 잘 되는 일 없다(4)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01> 선산 팔아먹은 후손 잘 되는 일 없다(4)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승인 2023.11.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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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인요한 ‘국민의 힘 혁신위원장’이 ‘윤핵관 험지 출마론’을 혁신안으로 내세우자 당사자들은 침묵으로 ‘무시’한다. 험지 출마론은 ‘당선되기 쉬운 지역구를 떠나 서울에서 윤 대통령에게 기여하라’는 내용이다.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대선에 중추 역할을 한 김종인 전 위원장은 “험지 출마로 성공한 이는 정세균 전 총리밖에 없다”며 그 가능성을 일축한다.

정세균 전 총리는 해방 후 정치사에 독특한 인물이다.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사례는 유일무이하다. 물론 과거 백두진과 정일권 2인이 박정희 때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일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독재 시절, 박정희에 의해 임명된 것으로 자생적 정치인은 아니었다. 능력과 인품으로 국민과 대통령으로부터 인정받은 총리·의장은 정세균뿐이다. 정 총리의 선산 사랑은 지극하다. 정 총리가 태어난 곳은 첩첩산중의 진안 두메산골이었다. 그가 위대한 정치인이 된 것은 윗대 조상들의 풍수 인연 덕분이었다.

“대사간과 참판을 지낸 조상 묘를 두고 동네 지관 하나가 풍수설을 들먹이며 이장을 부추겼다. 그 말에 흔들린 후손들이 이장을 결정했다. 그런데 봉분을 열어보니 상서로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제야 길지임을 알고 다시 봉분을 덮었다. 그때 누군가 말했다. 앞으로 100년 뒤에나 명당발복이 있을 것이다. 그 100년 뒤란 바로 ‘균(均)’자 항렬에 해당한다.”

아버지는 어린 세균에게 “너희 대(代)에서 큰일을 할 것이다” 말하곤 했다. 정 총리가 큰 정치인이 되겠다는 마음먹은 것은 이때였다. 정 총리의 친화력과 위기 해결 능력은 독보적이다. 국회의장·국무총리라는 바쁜 정치 일정에도 만나는 사람들을 늘 편하게 대한다. 그를 만났던 사람들의 중론이다. 필자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앞에서 정 총리가 언급한 그 조상 묘는 5대조 묘이다. 진안의 명산 천반산(天盤山) 정상에 있다. 정 총리는 “이 자리가 금준옥배형(金樽玉杯形) 명당으로 전해지는데, 산 정상 평평한 곳에 자리하여 참 좋다”라고 말한다. 이곳을 답사하기란 쉽지 않다. 해발 647m 가파른 정상을 가는 데 두어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올라가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무덤은 바위줄기[石脈]로 이어진 용맥(龍脈) 끝에 자리한다. 유학자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청곡 김종회 선생은 “하늘이 만든 소반 위에 구르는 진주[천반농주형·天盤弄珠形]”로 평한다. 필자 역시 전적으로 동의한다.

고창군 성내면 은낙 마을에 가면 ‘윤도장 전수관’이 있다. 풍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구 나침반[윤도·輪圖]를 집안 대대로 만드는 곳이다(나침반은 풍수에서 좌향 측정 필수품).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받았다. 국내 유일무이하다.

이처럼 풍수와 특이한 인연이 있는 마을 뒷산에 선영 하나가 있다. 해방 이후 풍수를 학문의 반열로 올려놓은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가 이곳에 와, 윗대 선영을 보고 극찬하였다. 또 그 후손들을 위해 그 아래에 새 자리를 잡아 주었다. 필자도 이곳 선영을 답사한 뒤 찬탄하기를 “천심십도(天心十道)”의 길지라고 하였다. 필자 역시 그 후손을 위해 부근에 새로운 자리를 소점(所点)했다.

누구의 선영일까? 총무처·노동부 장관, FIFA 월드컵 한국·일본 공동조직위원장, 대한체육회장 등 대한민국 국운 향상을 견인한 이연택 장관 선영이다. 공무원 출신 정치인으로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지만, 재경전북도민회 명예회장으로 전북이 전남·광주에 종속되는 것을 늘 경계하며 ‘전북의 독자적 발전을 화두’로 삼는 어른이다. 그의 선영 사랑 또한 지극하다.

이러한 선영들은 훗날 문화재로 지정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래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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