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어느 날에
11월의 어느 날에
  •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 승인 2023.11.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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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br>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자문교수

11월. 어느덧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 지나고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평가받는 수능시험이 다가오고 있다. 1년 동안 추수한 것에 대하여 감사드리는 추수감사절이 있고 하순에는 소설이 있어 눈이 올 날도 멀지 않았다. 한해를 지내오느라 수고한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 서서히 겨울로 접어드는 시간이다. 그러면 겨울이 오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겨울을 나기 위한 김장이 아닐까, 하지만 요즈음 김포 세대, 김장을 포기하고 그냥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어찌어찌해서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다.

11월이 되면 오래전부터 불조심 강조의 달이라는 플래카드를 걸어 놓고 있는데 부쩍 추워진 날씨에 불조심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화마가 할퀴고 가면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불조심을 비롯한 안전에 대한 사전 대비는 아무리 지나쳐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11월은 감사의 달이다. 여러 모양으로 도움을 준 고마운 이를 생각하며 그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기도 하고, 어떠한 이유에서든 나에게서 멀어진 사람은 아쉬운 부분보다는 이해하는 마음으로 먼저 안부를 묻기도 하고 그의 평안을 빌며 매듭과 정리가 필요한 시기이다.

허영만 님의 ‘부자 사전’이라는 책을 보면 겨울이 오기 전에 양털을 깎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늦가을 품질이 좋은 양털을 얻을 수 있는 이유도 있으나 무엇보다 양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털을 깎지 않으면 양들이 자신의 따뜻한 털을 믿고 있다가 겨울에 얼어 죽기 일쑤이다. 양들도 날씨가 추우면 열심히 활동하고 운동을 해서 건강해져 양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겨울이 오게 되어 있다. 따뜻한 봄날이 있었고 무더운 여름이 있었고 결실의 계절 가을도 있었다. 그리고 겨울도 오기 마련이다.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자기 자신이 정말 연약하고 나약한 존재임을 생각하며, 내가 정말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많은 사람의 후회하는 세 가지는 ‘좀 더 참을걸, 좀 더 즐길걸, 좀 더 베풀걸’이라는 말도 있다. 언제일지 모른 나의 겨울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우리 지역의 한해를 돌아볼 때 많은 일이 있었다. 새만금 2차전지의 지정이라는 쾌거도 있었고 야심차게 유치하고 멋진 비상을 기대했던 잼버리는 많은 아쉬움도 있었다. 이제 새로운 해를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필자가 현직일 때의 통계이지만 이 지역에서 1년에 1만여 채의 주택이 공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국토부의 주택건설 실적 통계에 의하면 올해 1-9월 공공부문 주택건설 인허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5% 감소하였고 민간부문은 32.2% 줄어들었다. 공공부문의 착공은 전년보다 64.8% 가 줄었고 민간부문 착공은 56.5% 줄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수요보다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렇게 볼 때 2년 후인 2025년에 집값 대란이 올 수 있는 것이다. 미리 대비해서 공공부문의 속도를 올려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 가지 더. 전 군간 도로의 물동량이 급증하여 체증이 심한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 별도의 통계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대책이 필요하다. 기존의 도로를 확장하거나 새만금 전주 간 고속도로와의 연결을 조속히 검토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새만금 동서 2축 도로의 예타를 신청했는데 기재부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찾아가서 논리적으로 설명했더니 듣고 보니 그렇겠다며 진행하자고 하여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진행되었던 기억이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월동준비를 잘하여야 탈 없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듯 예상되는 문제들을 꼼꼼히 짚어 미리미리 준비하고 해결하여야 한다.

올해에는 수능 한파가 없기를 바라지만 이상하게 더 추운 날씨를 보이곤 한다. 왜 그럴까?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일 것이다. 그러면 미리 준비하면 된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줄리 포리아노의 ‘고래가 보고 싶거든’ 이라는 책이 있는데 ‘고래가 보고 싶니? 그렇다면 구름을 쳐다보아선 안돼. 넓디넓은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도 나란히 나란히 흘러가는 구름도 보아선 안돼. 맞아, 밝게 빛나는 태양 같은 것도 안돼. 쳐다보기 시작하면 고래를 놓칠지도 몰라…….’ 그렇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겨울이 오기 전 11월의 어느 날, 간절히 기다리는 그 일을 지금 해야지 싶다.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군산대 산학협력단 자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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