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이중희 교수 “지구를 구하겠다는 심정으로 연구해야”
전북대 이중희 교수 “지구를 구하겠다는 심정으로 연구해야”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3.11.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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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이중희 교수

 전북대학교 이중희 나노융합공학과 교수가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상인 ‘한국공학상’을 수상했다.

 이 상이 시행된 지 36년여 만에 전국의 지방대 중에서 첫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교수는 지난 9일 과학의 날을 맞아 열린 ‘2023년 대한민국과학기술대전’에서 공학 분야 세계 최정상 수준의 연구성과로 수상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는 지난 1996년 10월 전북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래 수소에너지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지속해 왔으며, 우수한 연구 성과를 다수 창출했다. 수소 분야의 국내 최고의 권위자다.<편집자 주>  

 ◆우리나라 최고 과학기술상인 한국공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수상소감 부탁드립니다.
 

 이번 한국공학상 수상은 전북대학교에서 그동안 연구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을 많이 해주고, 우리 학생들이 열심히 연구를 했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방대에서는 처음 받는 상이기 때문에 굉장히 명예롭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 전북지역 또는 전북대학교에서 다방면으로 지원해줬기 때문에 받은 상이라고 생각하며 지원해준 모든 분들과 같이 열심히 해준 학생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자의 사기를 높이고 창의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정진하겠습니다.
 

 ◆교수님께서 그동안 해오신 연구 중에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한 연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수소에 대한 연구를 쭉 해왔고, 대표적인 연구로는 지금 수소자동차에 쓰이고 있는 수소 연료탱크를 개발했습니다.

 오늘날 수소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수소는 굉장히 가벼워서 저장이 어렵기 때문에 고압으로 압축해서 저장해야 됩니다. 이를 위해 전북에서 생산하는 복합재료 탄소복합재를 이용해 많은 양의 수소를 초고압으로 저장해서 다닐 수 있는 수소 연료 탱크를 개발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수소를 생산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소재 기술입니다. 수소를 어떻게 하면 전기를 조금 들이고 값싸게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소재 기술인데 현재 우리 전북대에서 개발·상용화해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수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저렴하게 잘 만들 수 있는 어떤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공계열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인데, 어떤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지역 산업계에서 지금 가장 어렵게 겪고있는 문제 중 하나는 지역의 인재가 부족한 것입니다. 이공계 출신의 인재들이 부족한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지역의 산업이 잘되려면 잘 육성되고 훈련된 이공계생들이 많아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이공계생들이 졸업 후 서울지역으로 가지 않고 전북에서 일자리를 갖고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도록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이제는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입니다.

 특히 기후 변화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심각하게 느끼면서 누구나 지금은 탄소중립이 실현돼야 한다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이렇게 파괴해놓은 자연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돈을 지불하며 노력해야 됩니다.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이를 아까워하지 말고, 인재 양성과 연구 여건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아주 똑똑한 젊은 세대의 과학자들은 우리 후손들이 지구에 오랫동안 살 수 있도록 정말 내가 이 지구를 구해야겠다는 그런 심정으로 에너지나 기후환경 쪽에 연구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대로 간다면 2050년 이전에 이 지구에는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명확합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급한 이유입니다.
 

 ▲그동안 여러 우수한 연구를 해오면서 연구비용 등에서 체감했던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역 대학은 갈수록 대학원생도 그렇고 연구할 사람이 없어지는 상황입니다. 연구비도 마찬가지로 지역의 연구비는 점점 줄어들고 서울 집중화 현상이 일어나다보니 옛날에는 지역 대학에 연구를 잘 하시는 교수님들, 연구자들이 정말 많았는데 지금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전북같은 경우는 아주 심각합니다. 그럼에도 전북대는 기존의 정책을 잘 이어와서 연구 터전이 마련됐지만 요즘의 젊은 교수들 같은 경우는 한 3~4년쯤 대학에 있다가 서울로 이탈하다보니 앞으로 이같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예방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전북에 어떤 연구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수한 연구자가 있어야 우수한 석박사 학생도 배출되고, 그에 따라 산업체도 같이 클 수 있습니다.

 아무리 우수한 연구자로 키우려고 해도 우수한 대학교수가 없으면 우수한 연구자는 탄생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수한 대학교수를 모셔오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 이런 것들을 잊지않고 중점을 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갈수록 전북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없는 예산 속에서도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분야 후배들에게 응원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다보면 굉장히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굉장히 인적으로나 물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면 우수한 결과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재미를 느껴가면서 연구를 하면 더 보람되고 저보다 더 큰 연구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중희 교수는>  

 1985년 전북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과 1995년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지난 1996년 10월 전북대 나노융합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수소분야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지난 1998년 10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주)케이시알 대표이사, 2019년 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전북대학교 대학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그린수소를 저렴하고 높은 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다차원 나노 촉매 개발과 이를 적용한 세계 최고 수준의 알칼리 수전해 장치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또 높은 수소 가스 차단성을 가지는 나노복합재료를 적용해 세계 최초로 초고압 초경량 복합재료 수소저장용기를 개발해 우리나라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세계적 선두주자로 발돋움 하는데 기여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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