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그룹 40주년 전시를 열어 놓고
쿼터그룹 40주년 전시를 열어 놓고
  • 심홍재 한국행위미술가협회장
  • 승인 2023.11.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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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홍재 한국행위미술가협회장

 전북 현대미술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이 지역의 현대미술을 주도 해왔던 현대미술그룹 쿼터가 있다. 전주천 야외 설치미술제 및 구이 대보뚝 설치 행위예술제를 비롯한 실험미술의 경계를 오가며 주목 받는 수많은 지역 작가들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왔었던 그룹이다.

 지난 7일부터 청목미술관 1층 전시실에서는 마흔 번째 쿼터그룹 정기전이 열리고 있다. 그런데 지난날의 영욕들은 어디갔나 싶게 전시장은 스산하고 지난 세월들을 반추하는 9명 작가들의 20여 점의 작품들에서 외로움이 묻어나는 듯 하다.

 쿼터그룹을 거쳐간 6,70여명의 작가들은 지금도 활발히 자기의 자리에서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모습에서 쿼터그룹의 실험미술이 가진 작가적 고뇌의 에너지가 그들에게 큰 자양분으로 남아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서울에 집중된 현대미술판을 지역을 중심으로 연계하며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지역의 작가 그룹과 활발히 교류하던 쿼터그룹은 나에게 작가의 길을 가게 만들어 준 미술집단이다.

예전의 작품들을 모두 태우고 힘들었던 젊은 시절, 깨어나 타고 남은 숯으로 다시 작품을 했었던 실험 작업이 쿼터그룹과 만나게 된 인연이니 내게는 벌써 38년 전 일이다.

 그러한 쿼터그룹의 40주년 전시가 고작 지원금 못 받았다는 이유로 이처럼 초라히 명맥만을 이어가듯 하는 모습에서 자격지심이 인다.

 실험미술이 시선을 받는 지금, 작가적 고민에 우리는 게으르지 말야야 함을 지켜가는 것이 꾸준한 제시자로서의 작가의 몫이 아닐까?

 전북도립미술관 또한 이러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태동되어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흐름에 크게 기여한 쿼터그룹의 조망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오기도 한다.

심홍재 쿼터그룹 맴버, 한국행위미술가협회장

 관람자들의 발걸음은 다양한 작가들의 표현 방식과 그 속에서 현대미술, 실험미술의 표현들이 주는 호기심과 관심이 작가들에게는 큰 에너지가 되어 주리라. 만추의 계절, 미술관을 찾아 지적 경험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전시는 12일까지 이어진다.

 
심홍재 <쿼터그룹 맴버, 한국행위미술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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