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들의 지혜 ‘농산물로 몸 이롭게’
위인들의 지혜 ‘농산물로 몸 이롭게’
  • 남성희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농업연구관
  • 승인 2023.11.07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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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게 휴일을 즐기려고 텔레비전을 켜고 채널을 돌리다 보니 홈쇼핑 광고들이 눈에 띄었다. 유심히 보다 주말 이른 아침 시간대 판매되는 제품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대다수가 건강제품이다! ‘100세를 위한 장수식품!’, ‘젊음의 유지!’ 등 활력 증진과 노화 방지 등 다양한 효능을 자랑하는 제품들로 가득했다. 건강에 관심이 많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노년층을 겨냥한 듯하다.

100세 시대다. 60세에 직장에서 은퇴해도 노년층엔 명함조차 내밀 수 없다. ‘인생은 60부터!’라며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니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제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시 홈쇼핑 이야기를 하자면,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몇 년 사이 건강기능식품의 방송 횟수가 가전이나 의류 판매를 위한 방송 횟수를 뛰어넘었다고 한다. 2019년 홈쇼핑 광고 17만 5,341건 중 건강기능식품 광고는 8,566건으로 전체의 4.9%였으나 지난해에는 1만 6,566건으로 방송 점유율이 9.3%까지 급성장했다. 그만큼 건강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건강을 위한 제품 섭취가 늘어나면서 섭취에 따른 이상 사례 접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 건강기능식품 증상별 이상 사례 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건강기능식품 이용으로 이상 현상이 발생한 사례는 모두 8,894건이었다.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가려움, 어지러움, 배뇨 곤란, 가슴 답답함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해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섭취 후 몸에 탈이 나면 오히려 먹지 않은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된다.

히포크라테스 스프(Hippocrates soup)’라는 것이 있다. 히포크라테스가 환자들에게 제공한 건강식으로 잘 알려진 음식인데, 1928년 독일의 막스 거슨(Max Gerson) 박사가 식이요법이자 해독요법으로 재해석한 후 ‘막스 거슨 식사요법’으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암환자를 대상으로 처방했다는 이 요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기능성 제품이나 약 성분이 아닌, 셀러리, 감자, 토마토, 양파, 파의 밑동이 재료로 사용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사리 접할 수 있는 채소들로만 이뤄졌다는 것이 놀랍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물을 당신의 의사, 또는 약으로 삼아라. 음식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라는 말로 건강을 지키는 기본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가 장수 이야기를 하면 빼놓지 않는 인물 중 하나가 덩샤오핑이다. 그는 중국 쓰촨성에서 1904년에 태어나 1997년 일생을 마감하였다. 파란만장한 혁명가이자 13억 인구의 지도자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으나 비슷한 삶을 살아온 다른 정치가들이 단명한 것과 달리 94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평소 편식과 과식을 피하고 간단하면서도 조화로운 식단을 중요시했다고 한다. 고기 요리 하나와 탕국, 그리고 채소 두 가지를 빠뜨리지 않았으며, 집에서 만든 두부와 채 쳐서 절인 당근을 주로 먹었다고 한다. 특별히 즐긴 건강식은 ‘충초전압탕’으로 청나라 황국에서 먹었던 약선 요리란다. 오리에 10여 가지의 귀한 약재를 넣어 만드는 최고의 보양식인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동충하초가 재료로 들어간다. 그는 음식이 보약이지 따로 보약이 없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히포크라테스의 건강비법의 원칙과 일치한다.

2021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전 세계 200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하나 발표했다.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하루에 채소 3회, 과일 2회를 섭취하라는 내용으로, 그 양도 구체적으로 밝혔는데 놀랍게도 한국영양학회의 식단 구성과 비슷하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밝히기 위해 다양한 농산원료를 탐색해 왔다. 이를 통해 마늘, 인삼, 백수오, 민들레, 동충하초, 오가피 열매, 쑥부쟁이 등의 추출물에서 콜레스테롤 개선, 뼈 건강 개선, 피부 건강, 면역기능 증진 등 인체에 우수한 효능을 찾아냈으며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로 등록하였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은 건강을 위해 우리 농산물을 챙겨보면 어떨까. 하루 3번, 간식까지 따지면 하루 4번 곁에 두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농산물을 두고 너무 멀리서 보약을 찾지 않길 바란다.

남성희<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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