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를 부르는 전북민심 그리고 전략적 선택
올드보이를 부르는 전북민심 그리고 전략적 선택
  • 김명성 전 KBS보도국장·원광대 신문방송학과
  • 승인 2023.11.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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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성 전 KBS보도국장·원광대 신문방송학과

 3선 넘은 중진급 전직 국회의원들의 내년 총선 출마가 도민들의 얘깃거리다. 지역정가에선 일찍부터 화젯거리다. 이른바 ‘올드보이’의 귀환이 필요한가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도민들이 현직 의원들에 매우 불만족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선이 다가오면 으레 정가의 움직임은 관심거리다. 지금은 국정감사와 예산을 다루는 정기국회 기간이다.

  그러니 현역들의 역량이 입길에 오른다. 윤석열 정권과 집권여당의 난맥상이 눈에 보이지만 도민들이 11명 전북 의원들(비례포함)의 존재감을 체감하지 못한다. 현역들로서는 곤혹스럽다. 새만금 잼버리의 예산파장이라는 외풍에서부터 ‘전라도천년사’ 식민사관 내풍까지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현역들에게 따가운 질책거리다.

 중진급이 좋은지, 세대교체가 필요한지는 둘 관계가 상반돼 정답은 없다. 세대교체라는 게 중진급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물갈이는 전북 정치권의 위상을 그만큼 떨어뜨린다. 도민들의 변화욕구가 물갈이로 쏠리면 전북 정치권의 위상은 상당 기간 유보된다. 문제는 전북이 다른 시도에 비해 물갈이 폭이 가장 크고 중진급 생존율은 그만큼 가장 낮다는 점이다. 변화의 욕구와 전북 정치권의 위상을 함께 이뤄낼 절묘한 해법은 있을까? 있다. 도민들의 전략적 선택이다. 몇 가지를 대안을 생각해보자.

 첫째, 도민의 선택으로서 초선과 중진급의 적절한 배합이다. 오직 전북만이 3선 이상의 중진급이 없다. 지역구 의원을 기준으로 초선과 재선이 정확히 반반이다. 초·재선급이니 18개 국회 상임위에서 상임위원장 한 명도 없다. 전북 정치권의 위상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이는 의원 역량의 문제라기보다는 초·재선은 위원장에 앉히지 않는 정치권의 관행이니 딱히 할 말도 없다. 도민이 선택한 결과이니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하지만 상임위원장은 예산 배정에 유리한 고지에 선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자리다. 도민들이 의식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전략적 선택이다.

 둘째, 도민이 선별능력을 갖고 ‘스타’ 발굴하고 키우기다. 스타 정치인은 지역 의제보다는 국가적 의제에 강해야 한다. 국가적 의제를 주도하면 지역 현안의 평균이상은 저절로 먹고 들어간다. 현 정권의 문제점은 시한폭탄여서 짚으면 터져 나온다. 국정감사가 병행되는 핫한 정기국회임에도 전북 의원은 스타 부재다. 역대 최저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원의 사례를 보자. 채 상병은 고향이 남원이고 원광대 1학년을 마치고 지난 5월에 입대했다. 전북의 아들이 겪은 비극이며 60만 자녀를 입대시킨 60만 가구의 부모와 거기에 딸린 수백만 가족·친지의 가슴을 짓누른 사건이다. 이는 지역의 문제이자 국가적 이슈이다. 더욱이 국정 책임자가 연루된 게 밝혀지면 국정농단으로 파장은 더 커진다. 이런 막중한 사안을 제대로 파헤친다면 자녀를 둔 대한민국 부모들의 걱정을 풀어줄 스타정치인이 된다. 도대체 전북 의원들이 침묵할 이유가 무엇인가? 의지가 없든, 역량 부족이든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셋째, 정치인에 회초리를 드는 시민단체의 출현이다. 전북 현안에 무게중심이 실린 상임위에 중진급을 위원장으로 만들어내고 초·재선급은 서로 다른 상임위에 균형있게 자리잡도록 도민이 압력을 넣고 견제해야 한다. 의원은 적은데 중복된 상임위만 3곳이고 최대 3명까지 몰렸다. 상임위 중복은 어떤 이유든 설득력이 없다. 전북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거용이다. 준비없이 여의도에 입성한 ‘어국’(어쩌다 국회의원) 비난도 피할 수 없다. 차기 당선이 보장돼야 살 수 있는 생계형 정치인으로 비난받는 이유다.

  전북 국회의원은 일당백의 역량으로 전북의 위상을 키울 강력한 버팀목이어야 한다. 지금 전북에서 올드보이 귀환의 목소리는 민심이다. 도민의 변화 욕구가 만들어낸 초재선급 정치위상에 대한 깊은 회한이다. 이제라도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성찰이다.

 김명성/ 전 KBS보도국장·원광대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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