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하는 한국의 다음 나라는?
소멸하는 한국의 다음 나라는?
  • 장상록 완주군농업기술센터
  • 승인 2023.11.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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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록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장상록 완주군농업기술센터

분석은 넘쳐나지만 답이 없다. 그 어떤 나라도 국민이 없는 체제는 존속할 수 없다. 한국의 미래가 그렇다. 로마가 멸망한 이유를 얘기하면 수백 가지가 된다.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출산율 저하다. 복지가 안 되어서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것에 대한 답은 세계 제국 로마가 주고 있다.

냄비 물의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면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개구리는 고통을 인식하지 못한다. 1987년, 신입생인 우리에게 일본의 인구 구조가 초래할 암울한 미래를 말씀하시던 김재영 교수님의 말씀이 오늘 한국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조선 시대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삶은 상상할 수 없었다. 당위에 앞서 그것은 생존 문제였다. 특히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없었던 여성에겐 더욱 치명적이었다. 세상이 달라졌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이른바 한국 Z세대는 세계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통계 자료를 내놓았다. 대학진학률이 남성은 65%, 여성은 70%가 넘었다.

지구상에 대학이 생긴 이래 없었던 수치다. 같은 시기 태어난 독일인의 대학 진학률이 30%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독일인들은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한국에선 누가 페인트공이 되고 배관공을 하나요?’

고구마를 캐고 딸기를 수확하는 현장에 한국인은 농장주 외에 없다. 한국인은 골프장에 가야 볼 수 있다. 이민청을 설립해서 이민을 받으면 될 문제인가?

이제 우리는 소멸하는 대한민국 이후의 세상을 대비해야 할지 모른다. 다민족 국가에서 한민족(韓民族)이 구성원의 일부가 되는 것은 물론 소수가 되는 것을 수용하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먼저 국호 변경부터 논의가 될 것이다. 국어에 대한 정의는 물론 공용어에 대한 논의도 비켜갈 수 없다. 역사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단군 신화는 다양성을 부정하고 국민의 단합을 저해하며 인종주의적 편견을 조장한다는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논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한국 현대사를 바라보는 시선의 극단적인 차이보다 훨씬 더 크고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회적 갈등의 양상도 아파트 정문을 주변의 다른 주민들과 공유할 수 없다거나 혐오시설(?) 설치를 놓고 벌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파리의 이민자들이 격분하는 모습은 물론 레바논과 같은 형태의 사회구성 변화가 초래한 결과에도 대비해야 한다.

학창 시절 무능한 조상 탓을 하는 선생님들을 적잖게 봤다. 현 세대는 미래 세대에게 여러 의무가 있다. 그중에서도 갈등의 씨앗을 남기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뿌려진 씨앗에 대한 후과는 모두 후손 몫이 되기 때문이다.

소멸하는 한국의 다음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장상록 <완주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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